[농업이야기] 딸기는 겨울철 과일 인가요?
[농업이야기] 딸기는 겨울철 과일 인가요?
  • 경남일보
  • 승인 2020.02.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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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맛있는 딸기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붉은 빛깔과 상큼한 맛 때문에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딸기는 원래 장미과 식물, 그래서 장미처럼 붉고 치명적인 매력으로 유혹한다. 딸기는 언제부터 겨울철 과일이 되었을까?

1960년대에는 가을쯤 딸기 어린 묘를 밭에 심어두면 겨울을 넘기고 다음해 봄에 잎이 나고 꽃이 피어 5~6월이 되어야 딸기를 수확할 수 있었다. 원래 딸기는 겨울에는 잠을 잔다. 땅바닥은 바람이 적어 덜 춥기 때문에 땅에 납작하게 잎을 쫙 펼치고 누워서 지내다가 봄을 맞는다. 1970년대에 비닐이 보급되면서, 딸기 재배는 획기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가을에 벼를 수확하고 난 후 딸기를 심고 1월부터 비닐로 피복하여 보온을 해주면, 딸기 수확을 3월까지 앞당길 수 있게 되었다. 당시, 5월에 수확하는 딸기는 500평에서 쌀 30가마 정도 소득이 되었으나, 3월에 일찍 수확을 하면 쌀 100가마 정도의 고소득이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딸기가 고소득 작물로 인식되면서 재배면적 또한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재배지역은 경기도(고양, 부천, 수원)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충남(보령, 논산), 경남(밀양) 등지였다. 그러나 비닐하우스 재배 경험이 부족한 탓에 수정 벌을 넣지 않아 딸기가 전부 기형과가 되기도 했고 비닐 피복하는 시기를 너무 앞당겨 딸기 꽃은 피지 않고 잎만 무성하게 되었던 일 등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독농가들은 회고한다. 겨울철 저녁이면 비닐하우스에 섬피(볏짚이엉)를 덮어주고 아침이면 일일이 벗겨 주면서 딸기를 3월에 수확하는 성공을 이루었으나 그 노고가 오죽하였을까?

1970년대 후반, 딸기는 또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된다. 경남 진주를 중심으로 2겹의 비닐하우스를 짓고, 수막보온(지붕사이에 지하수를 뿌려 보온하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1월에 딸기 수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딸기를 드디어 겨울에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닐하우스 지붕에 찬물을 뿌려 보온하는 기술들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아예 벼를 심지 않고 딸기만 재배하는 전업농이 늘어갔으며, 1987년에는 딸기 재배면적이 7996㏊로 최대로 증가했다.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신맛이 없고 휴면이 옅은 장희 품종이 도입되면서, 가을에 심어서 바로 그해 11월부터 딸기 수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눈이 오는 겨울에도 딸기를 먹는 동화 속 상상이 현실로 실현한 셈이다. 이후 맛이 우수한 품종들이 개발되면서 딸기 소비층은 노인에서 어린이까지 더욱 두터워졌다. 2000년대 품종보호에 의한 로열티 문제가 국제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설향, 매향, 죽향, 금실 등 우수한 국내 품종이 개발되었고, 현재 이들 품종이 전국에 95%이상 재배되고 있다. 이들은 특별한 꽃눈분화 촉진 처리를 하지 않아도 당해 겨울에 수확 품종들이다. 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며 열정과 땀을 아끼지 않는 연구자들과 농업인들의 끊임없는 도전! 이들이 있기에 소비자는 새콤달콤한 딸기의 매력에 빠져 행복하다.

/윤혜숙 경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스마트원예담당 농학박사



 
/윤혜숙 경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스마트원예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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