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KTX 거제역사 선정, 시민 공론화에 거는 기대
서부경남KTX 거제역사 선정, 시민 공론화에 거는 기대
  • 배창일
  • 승인 2020.03.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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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는 우수한 토지 이용 효율성과 대량 수송 능력 모두를 충족시키는 현존하는 거의 유일한 육상 교통수단이다. 안정성과 정시성, 친환경성 등도 타 교통수단과 비교할 때 철도의 큰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철도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자동차 등과 비교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의 부제. 집을 나와 몇 발자국만 걸으면 곧바로 탈 수 있는 자동차의 편리성은 철도가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부분이다.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역으로 가야 한다는 명제에는 철도 이용객들의 손쉬운 접근성 보장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내포돼 있다.

거제시는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의 종착지다. 서부경남KTX 건설 사업이 확정되기 전부터 지역 내 역사 위치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고, 현재도 다를 바가 없다. 거론되는 장소가 많아질수록 지역 내 갈등과 편 가르기도 심해지는 추세다.

이를 의식한 듯 거제시는 서부경남KTX 거제역사 입지를 시민 공론화 방식으로 최종 선정해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각 분야별 전문가 7~10명 내외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 구성, 전문기관 용역을 통한 시민참여단 선정이 시민 공론화의 핵심이다. 이들이 숙의과정을 통해 역사입지 선정 최종권고안을 거제시에 제출하면 존중하고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얼마만큼 철도에 대한 이해와 철학을 갖고 역사입지 선정에 참여하느냐는 것이다. 역은 도시 중심지나 교통의 요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을 통과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한국에서 진행된 고속철도 사업 등을 보면 철저하게 철도의 기능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도심에서 떨어져 외딴 지역에 건설된 신경주역과 울산역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거제 미래 백년대계를 위한 서부경남KTX 거제역사 선정은 국토교통부가 강조하는 예산절감이 주된 이유가 돼서는 곤란하다.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건설사 편의 제공 등의 문제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수용하기 편하고 땅값이 싼 곳이 최우선 순위가 되는 우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

거제시의 이번 시민 공론화가 말뿐인 공론화가 아닌 진정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역사적 시발점이 되길 희망해 본다.

배창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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