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봄은 오는가
[농업이야기] 봄은 오는가
  • 경남일보
  • 승인 2020.03.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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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맞이하는 봄이지만 2020년 3월의 봄은 여느 해와 사뭇 다르다. 아무것도 모르고 찾아온 봄이라 매우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 얼음이 녹기 시작할 즈음이면 산으로, 유원지로 상춘객이 몰려드는 것이 보통의 봄 풍경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나라는 물론, 북미, 유럽 등 남극과 일부 제도를 제외한 지구상 전 대륙에 퍼져 나가면서 대부분의 일상적인 사회활동이 멈추거나 둔화되어버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2월 중순을 기점으로 여건은 더 악화되면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이로 인한 음식점, 숙박업 등 관광관련 산업 매출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지자체가 주관하는 각종 봄 축제와 학교 졸업식 등 화훼류 소비와 직결된 대규모 행사가 모두 취소되면서 화훼재배농가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화훼농가의 고충을 함께 나누는 의미에서 각계각층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꽃 소비촉진운동은 그나마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조금이라도 녹여주는 훈훈한 사회활동으로 여겨진다. 경남도농업기술원도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생활 속 꽃 소비촉진 나눔 행사’를 전 직원과 농업인 학습단체 회원이 참여하여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화훼 시장에서의 절화 경매가는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화종이 늘고 있고, 이마저도 거래량이 줄어 출하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화훼류 소비 위축에 따른 심각성을 인지하고 화훼업계 수요창출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을 지원하는 등 여러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다행인 것은 화훼류를 제외한 채소와 과일 등 일반 농산물 가격의 큰 폭 변동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발표하는 농업관측에 따르면 배추와 무 등 엽근 채소에서 풋고추, 오이, 딸기 등 과채류, 그리고 과일까지 원예작물 1분기 가격 전망이 품목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품목별 가격이 작년보다 높거나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 심리 위축이 더 장기화된다면 이마저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져온 우리나라의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다는 것은 말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텅 빈 공항 대합실 광경이 연일 TV 화면에 비치고, 시내 도로를 메우던 차량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미사, 예배, 법회 등 종교행사, 지방자치단체별로 추진할 예정이던 각종 봄 축제 등 거의 모든 다중 집회가 취소된 상태다.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경고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변곡점이 되는 날과 겹친다. 침착한 초기 대응과 철저한 방역, 무엇보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만들어 낸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라고 할 만하다. 물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의 확산세를 보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비춰 짐작할 수 있다.

전 국민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중에도 봄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곁에 와 있다. 이미 꽃잎이 지는 목련을 뒤로하여 매화, 배꽃,… 연이어 피어 날 봄꽃들이 코로나19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경제 활력의 성장 동력이 되어 이번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해 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김웅규 경남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교육과 해외기술담당 공학박사



 
김웅규 경남도농업기술원 미래농업교육과 해외기술담당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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