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코로나19의 글로벌 나비효과
[경일시론]코로나19의 글로벌 나비효과
  • 경남일보
  • 승인 2020.03.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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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경제를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의 국제정세 전문 온라인 매체인 지제로(GZERO) 미디어는 최근 “세계경제가 박쥐(코로나19의 숙주로 의심받음)에 의해 나비효과를 겪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카오스 이론에서 초기 값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나비효과는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노턴 로렌즈가 1972년에 한 강연의 제목을 ‘예측 가능성-브라질에서 벌어진 나비의 날개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는가’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이다. 흔히 사소한 사건이 나중에 엄청난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사실 이 말은 여러 원인들이 모여 결과를 초래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제로 미디어의 진단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와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를 모두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경제활동이 삐걱거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석유산업이다. 중국은 이번 사태로 석유 수입량을 하루 수십만 배럴까지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여행객이 현저히 줄면서 교통 분야 석유 수요가 줄어든 것은 물론 공장 가동과 물자 운송에 제동이 걸리면서 산업용, 물류용 석유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산유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아프리카 최대의 산유국으로 중국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이지리아는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부터 낮춰야 하는 어두운 상황을 맞고 있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공장이 일제히 가동을 멈추거나 줄이면서 부품과 원자재를 이 나라에 의존하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경제 마비증상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오는 영국 소재 완성차 업체 재규어는 다른 곳에서 대체하지 못한 중국산 주요 부품을 여행 가방에 담아서 항공편으로 실어오고 있다고 한다. 물류업계나 해운산업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는 해상 운송편이 30편 이상 취소됐고, 아예 화물선이 출항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적재 화물이 줄어든 상태에서 적자 운항에 들어간 선편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정기편의 경우 텅 빈 배로 운항해야 한다.

중국과 글로벌 경제 사이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우리의 스마트폰, 진공청소기 등은 물론 아이들의 게임용 콘솔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경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까지, 거시경제 수치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경제 자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금까지의 바이러스 사태만으로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6.0%에서 2020년 5.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더욱 광범위하게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은 0.5%가 더 떨어져 4000억 달러가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원래 2.5%로 제시했으나 바이러스 사태가 중국 전역에서 심화하면서 수치를 2.3%로 낮췄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경제를 강타할 것이란 얘기다. 이는 이미 전망이나 예상을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20년은 자칫 과거 사스나 메르스 같은 전염병 사태가 아니라 외환위기 같은 글로벌 경제 사태로 기억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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