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코로나가 준 교훈과 숙제 3가지
[경일칼럼]코로나가 준 교훈과 숙제 3가지
  • 경남일보
  • 승인 2020.03.3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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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욱 경남과기대 교수
코로나19는 단순한 질병을 넘어 우리 삶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질병에 대한 대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부터 우리의 삶의 양상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례가 없던 강력한 전염병의 공세에 전 세계가 그 변화와 적응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의 확산을 통해 우리는 그간에 평범하게 여겼던 일상이 알고 보니 비범한 것이었다는 것을 인식케 하였다. 대표적인 예가 생명의 중요성이다. 죽음이 제3자의 일이 아니라 며칠 뒤에는 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인식이다. 두 번째로 정서적인 연결의 중요성이다. 고립되어 보니 사람 간의 연결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안전망의 우수성이다. 국가가 주도하는 의료보험을 포함한 의료시스템이 우리가 그간에 선진국으로 알고 있던 국가의 그것보다 훨씬 뛰어난 것임을 알게되었다.

코로나19로 유발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반인의 시간,공간 개념을 바꿔놓아서 노년층도 온라인 장보기에 익숙하게 만들었고, 대학도 온라인교육에 익숙하게 만들었으며 회사에서는 재택근무가 가능토록 온라인 회의를 익숙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바이러스와 공생하는 수순으로 가겠지만 우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숙제를 할 일이 남아있다.

코로나 이후에 우리 지역사회는 온라인교육, 비접촉비즈니스, 대도시 인구분산 이라는 3가지숙제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먼저 온라인 교육이다. 산업혁명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변함이 없었던 교실의 구조가 정말 짧은 시간에 변화를 맞이하였다. 앞으로는 누가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것이 교육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방과 후 수업이나 야간 자기주도학습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아 집단적, 획일적 교육의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이에 따라 교사의 역할도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 교사 역할에서 창조적파괴를 통한 수업의 재구성을 하거나 아니면 온라인 강의를 보완하여 좀더 학생 맞춤형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역할로 변화될 수 있겠다. 고등교육에 있어서도 원격교육 한 학기를 지나고 나면 수많은 컨텐츠가 양산이 되어 이를 재가공한다면 지역사회를 위한 성인교육 특히 재직자 교육, 재취업 프로그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지자체가 나선다면 적은 비용으로 지역 평생교육의 틀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이다.

두 번째로 비접촉 연계 비즈니스의 성장을 대비해야 한다. 대면접촉의 기피로 배달산업의 급속한 성장할 것에 지자체가 미리 나서야 한다. 온라인 쇼핑을 어려워 했던 장년층까지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함에 따라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건강과 웰빙을 약속하는 안전한 제품을 안전한 채널로 전달하는 체계를 갖춰야 지역의 농산물을 적체없이 유통할 수 있다. 급식시장이 위축될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도시 인구 집중현상을 넘어서 분산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산업화이후 인류는 도시로 인구가 밀집하면서 결핵 등 전염성 질병이 증가했다. 1910년 사무 노동자라는 직업군이 생겨난 이래 일과 중 대부분을 앉아서 지내는 환경은 면역체계를 약화시켜왔다. 생명의 중요성과 시공을 초월한 교육 및 업무환경에 익숙하게 된 이들이 관심가져야 할 곳은 이제 수도권이 아니라 자족이 가능한 지역중심형 도시이다. 인구밀집지역에서의 생활이 자부심이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 된 이후의 삶을 지역사회는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교훈과 숙제를 잘 준비할 때 이 바이러스가 주는 대도시 중심패러다임의 변화라는 선물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신용욱 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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