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과일꾸러미’하나에도 모두가 행복 합니다
[기고]'과일꾸러미’하나에도 모두가 행복 합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3.3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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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주 진주텃밭협동조합 이사장
똑똑! 과일꾸러미 왔습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나른해 질 즈음에 상큼한 맛과 모양을 뽐내는 과일꾸러미가 도착하자 제각기 바쁘던 공무원들이 함박 웃으며 모여들었다.

가지고 간 사람도, 받아보는 사람도, 열심히 선별하고 포장을 한 농민들도 다들 행복바이러스가 퍼지는 순간이다.

느닷없이 찾아온 코로나 19는 우리 중소농에게는 정말로 힘든 나날이었고, 학교 개학연기로 친환경농산물은 판로를 잃은채 헐값 처분과 폐기의 수순을 밝고 있었다. 실제 진주텃밭의 친환경 ‘청견’ 생산자는 학교급식 중단으로 저온창고에 1800박스를 쌓아두고 끙끙 앓고 있었다.

코로나 19의 여파는 개학연기, 직거래장터 폐쇄 등으로 소비심리까지 위축되어 우리 진주텃밭 생산자들도 제때 판로를 찾지못해 한숨이 깊어갔다.

이즈음 도청 서부청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30 여개의 과일꾸러미 공급 제안으로 시작된게 지역 도의원의 협조속에 창원본청과 교육청까지 참여하여 양 기관 전부서가 과일꾸러미를 도내 2개 농업분야 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월 2회 공급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도지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농업현장에 전 도민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하였고 지난 3월 16일 김경수 도지사와 박종훈 교육감, 그리고 로컬푸드를 맡고 있는 농업분야 사회적경제조직 ‘진주텃밭’과 ‘거창공유농업’, 김해유통센터가 참여하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일시적인 농산물의 판로확보를 위한 단기적인 행사를 넘어 실제 농업분야 사회적경제조직이 겪고 있는 또 많은 어려움들, 농산물꾸러미 사업의 확산과 지속을 위한 다양한 의견개진이 있었고 도지사와 교육감은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중소농을 중심으로 하는 농업분야 사회적경제조직은 농업현장의 최전선에서 생산과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기반으로 농업의 가치 창출, 로컬푸드 운동 등에 있어 꾸준히 그 역할을 감당해 왔음에도 현실적인 농산물 유통체계의 한계에 부딪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사회가 지속적으로 건강성을 유지하려면 작은 단위들이 생명력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가정이 화목하고 마을이 살아나고, 영세상인들의 삶이 안정되고, 중소농이 농사짓기 행복한 그러한 세상을 만드는게 우리 농민들의 작은 꿈이고 사회적농업협동조합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과일꾸러미’ 작은 것 하나로 출발한 게 경남도·교육청 모두가 함께 해 주었고 전 도민 참여 호소로 이어진 ‘친환경농산물’ 구입은 1주일 여만에 1만여 박스를 판매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재난상황에서 농민들의 애타는 마음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작은 과일꾸러미 하나로 농민들의 마음을 보듬어 준 모든분께 감사드리며, 이번 경상남도의 과일꾸러미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사라지는 기획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농민과 소비자, 사회적경제를 튼튼하게 이어주는 계기가 되고 농업분야 사회적기업이 농산물 유통체계의 한 축이 되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소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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