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학 3세대 학자 양성 위해 사재 털었죠”
“남명학 3세대 학자 양성 위해 사재 털었죠”
  • 백지영
  • 승인 2020.04.0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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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경상대 명예교수
2년에 1명, 연구비 지급
“남명알리기는 나의 사명”
“남명을 연구하는 신진 학자가 적은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민족의 스승이 재조명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달 부은 적금으로 남명 관련 박사 논문을 낸 학자들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2일 오후 1시께, 진주시 이현동 한 식당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퇴직 후 남명 조식 선생에 매료돼 관련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김영기 경상대학교 명예교수(76·진주포럼 상임대표·경남자치연구원장·우락재 상임대표)가 마련한 ‘남명사랑 수중(守中·김 교수의 아호) 연구비’ 첫 전달식이다.

박병련 남명학연구원장, 조옥환 남명학연구원 부이사장, 권순기·정행길·이정숙·목정도 우락재 공동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교수는 이날을 시작으로 남명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연구자를 2년마다 1명씩 장학생으로 선발해 장학금 1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첫 장학금을 받게 된 인물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전임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송치욱 박사. 지난 2017년 ‘16세기 조선의 하학론 연구(下學論 硏究)- 남명 조식(南冥 曺植)과 내암 정인홍(來庵 鄭仁弘)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김 교수가 남명사랑 수중 연구비를 생각하게 된 것은 1990년대부터야 재조명되기 시작한 남명을 연구한 학자 대부분이 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연구를 이어받을 학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접하고부터다.

김 교수는 “남명 연구에 헌신해 온 김충열 교수 등 1세대 학자, 박병련 교수 등 2세대 학자 등이 하나둘 은퇴하는 상황”이라며 “그들의 연구를 이어나갈 3세대 학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신진 학자를 발굴하고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명을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공부한 학자는 이후로도 남명을 떠나기 힘들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실 이 장학금은 내년에야 학자를 찾아 전달될 예정이었다.

김 교수가 작년부터 매월 50만원씩 부어온 적금을 올해도 계속 넣으면 1200만원을 모을 수 있으니 이 돈으로 연구비를 주는 게 애초의 계획.

하지만 송 박사의 지도교수인 박병련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남명학연구원장)을 통해 ‘남명사랑 수중 연구비’ 지원 조건에 딱 맞는 송 박사의 논문을 접하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김 교수는 “내 나이가 있다 보니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며 “한 해라도 연구비 주는 시기를 당겨 조금이라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남명 연구자를 지원하고 싶어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남명사랑’ 창립을 준비하고 있는 김 교수는 “남은 삶동안 남명 선생을 정확하게 알고 널리 알리는 일이 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2일 오후 진주시 이현동 한 식당에서 열린 ‘남명사랑 수중 연구비’ 전달식 참석자들이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목정도 우락재 공동대표, 이정숙 우락재 공동대표, 정행길 우락재 공동대표, 권순기 우락재 공동대표, 김영기 우락재 상임대표, 송치욱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 조옥환 남명학연구원 부이사장, 박병련 남명학연구원장. 이날 행사는 우락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우락재가 위치한 진주시 충무공동 윙스타워가 코로나19 여파로 폐쇄되는 바람에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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