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라는 이름 새겨진 정치공학의 전쟁터
‘노무현’이라는 이름 새겨진 정치공학의 전쟁터
  • 박준언
  • 승인 2020.04.07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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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비서관’ 현역 김정호 ‘우여곡절’ 재도전
진영 바꾼 장기표 통합당 후보 출마에 해석 분분
‘22만 선거인 중 12만 차지’ 장유서 승패 가를 듯

김해을은 국회의원 한 사람을 배출하는 것 이상으로 각 정당의 정치공학 측면에서도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그동안 거물급 인사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흥망성쇠했던 곳이 바로 김해을이다. 한 때 국무총리 낙마로 중국 유학을 떠났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정치적 발판을 마련, 제기해 내리 재선한 곳 이기도 하고,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정치에 첫 발을 디딘 곳도 이곳이다. 또한 천하장사 출신이자 지금은 유명 방송인이 된 이만기씨도 이곳에서 국회 입성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그만큼 김해을은 유력 인사들의 전쟁터가 된 지 오래다. 그 배경에는 지난 2016년 선거구 조정에 따라 20대 총선부터 갑구로 이동된 진영읍이 큰 몫을 차지했다. 진영읍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민주당 성지다. 민주당은 사활을 걸고 수성해야 하는 곳이고, 통합당은 반드시 탈환해 민주당의 근간을 흔들어야하는 핵심 지역이다. 아직도 김해시민들은 진영을 을구로 알고 있을 만큼 상징성이 강하다.

김해을에는 더불어 민주당 김정호 후보, 미래통합당 장기표 후보, 정의당 배주임 후보, 국가혁명배금당 안종규 후보, 무소속 이영철 후보가 양보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인지도면에선 현역 국회의원인 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가장 유리하다.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진영으로 내려와 작고할 때까지 곁을 지킨 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의원 활동 중 이른바 ‘공항 갑질’ 사건을 일으키면서 체면을 구겼다.

통합당 장기표 후보는 서울대 법대 학생회장 당시 전태일 열사의 분신을 세상에 알린 후 평생을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그러나 걸어온 길과 다르게 보수 진영인 통합당 후보로 나선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각도 쏟아지고 있다.

정의당 배주임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출마자 중 유일한 여성후보다.

배금당 안종규 후보는 당의 주요 공약을 내걸고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무소속 이영철 후보는 제7대 김해시의원 기간동안 장유소각장 등 지역 현안에 집중하며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지난 2월 불출마 선언 후 다시 출마를 선언해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

을구는 장유동, 내외동, 칠산서부동, 주촌, 회현, 진례면이 속하며 28만명의 인구 중 22만 3000여명이 투표에 참여한다.

이중에서도 3개 동으로 구성된 장유지역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유인구 15만명 중 12만 여명이 투표에 나선다. 이는 을구 투표자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여기다 6만 4000명이 투표하는 내외동도 언제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 김정호 후보는 “김해에 필요한 국회의원은 부족한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김해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힘 있는 일꾼이다. 대통령,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이 모두 집권여당 최강의 원팀이다. 제가 김해발전을 위한 드림팀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호소했다.

통합당 장기표 후보는 “경제파탄, 안보실종, 교육붕괴, 국민갈등으로 총체적 파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김해도 경제파탄의 직격탄을 맞아 하청중소기업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며 “이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오만 때문으로 이번 총선에서 압승해 문재인 정권을 엄중하게 심판하자”고 지지를 당부했다.

정의당 배주임 후보는 “현 정부는 출범 후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해소 등 일자리 공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노동정책은 후퇴했고 대다수 청년들에겐 희망고문만 안겨줬다”며 “국회를 독식하는 거대 기득권 양당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무소속 이영철 후보는 “지난 16년간 지역활동과 시의원을 지내는 동안 시민이 주인이라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며 “이번 총선에서는 반드시 차선이 아닌 최선인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지역 현안과 문제점을 가장 잘 알고 민의를 제대로 대변해 온 저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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