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환상의 자전거 길
[기고]환상의 자전거 길
  • 경남일보
  • 승인 2020.04.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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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대호 진주시 자전거협회장

진주의 풍광을 내세울 것은 단연 남강이다. 시인 묵객 가슴속에 꿈을 꾸는 강, 바라만 보아도 가슴 저린 강! 이토록 가슴속에 새겨진 강이기도 하지만 바라만 보아도 황홀경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강이다.

진주 도심을 굽이쳐 흐르면서 좌우로 진양호 아래로부터 칠봉산 벼랑, 망진산 벼랑, 월영산 석벽, 선학산 뒤벼리, 가좌산 새벼리 호탄동 벼랑으로 이어지며 진주의 절경을 병풍 속의 풍경화처럼 멋스러움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조건은 효율적으로 다듬기만 하면 시민의 즐거움과 행복은 물론 외지인 유입으로 경제적 보탬도 될 수 있어 금상첨화다. 벼랑을 정비하고 강섶도 가꾸며 열정을 쏟는 이유다.

그러나 옥에 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풍광에 매료되고 정취에 흠뻑 젖는 선경의 뒤벼리 길은 동방호텔 갈림길에서 깡그리 무너진다. 촉석문으로 이어지는 길은 남강 강둑의 높은 담벼락 밑을 기어드는 것 같은 압박감으로 얼른 벗어나고 싶은 멋도 없고 맛도 없는 매력 없는 길이고 상평동에서 금산교까지의 강변도로도 마찬가지다. 만약에 강둑 위로 도로가 나 있다면 환상의 도로일 것이다.

진주의 매력이 남강이 아닌가. 범람의 방지와 풍광의 정취를 함께 추구하기 어려웠던 지난 세월이야 이해가 되고 남지만 이제는 허리끈도 제법 느슨해졌으니 서서히 멋을 부려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자전거 도시로 자부하는 진주시로서는 시민들의 여가 선용과 건강증진에 좋은 자전거 길만이라도 보다 효율적으로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요즘은 소문만 나면 자전거 애호가들이 자전거를 차에 싣고 끼리끼리 몰려온다. 남강을 따라 좌우로 자전거길이 순환하여 원점으로 회귀한다면 하룻밤이라도 머무를 수 있는 진주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남강대교 아래를 통과하여 강섶을 따라 이어지는 망경로는 진양호 댐 배수문 바로 아래의 오목교까지가 연결되지 못하고 약수암으로 오르는 비탈길의 시작지점에서 끝나있다. 불과 1㎞ 남짓한 거리를 잇지 못하고 있어 환상의 코스로 예상했던 자전거 애호가들은 진양호를 코앞에 두고 허망하게 돌아선다. 유장한 역사가 흐르는 강물을 따라 환상의 자전거 길은 언제쯤이면 이어지려나.

설대호 진주시 자전거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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