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코로나 19와 교육환경의 변화
[교육칼럼]코로나 19와 교육환경의 변화
  • 임성택 前 창원교육장
  • 승인 2020.04.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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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택 前 창원교육장
“황망하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환경에 홀로 내던져진 느낌이다.”

코로나 19로 말미암아 두 달째 개학을 연기하고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 현장 교사들의 독백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바꾸었듯이 지금 교육 현장에는 혼돈과 새로운 모색, 좌절과 도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필자 역시 교육 현장에 남아 있었다면 대다수 교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교육 현장이 인터넷 교육환경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지 않으면 언젠가는 낭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던 일을 떠올린다.

1990년대 들어 세계화와 교육정보화의 거센 바람이 불어왔을 때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인터넷망을 개설하고 모든교실에 최신 컴퓨터를 설치하는 등 정보화 기반을 구축하고 교원 연수를 대대적으로 실시하였다. 그 결과 교무처리에는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소수의 교사를 제외하면 대다수 교사들은 컴퓨터를 활용하여 교수 학습 방법을 개선하는 과업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칠판에 쓰던 학습 내용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정리하거나 자료를 스캔하여 비춰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도 하고, 교육업체가 제작한 자료들을 클릭만 하거나 심지어 영화와 만화를 틀어주는 등 비교육적 행태마저 없지 않았다. 이런 정도의 컴퓨터 활용이라면 빌 게이츠가 지적한 ‘전자 괘도와 별반 다르지 않은’ 컴퓨터 수업일 것이다.

컴퓨터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자료를 섭렵하고 재구성할 수 있으며 다중과 동시에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정보화 능력을 진작에 길렀다면 한 달 이상 손을 놓고 있지는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번 사태가 교육정보화 능력을 제고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휴업은 수업일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한다. 출석일수 또는 수업일수는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서 진급과 졸업의 필요요건이다. 그런데 수업일수를 충족했지만 공부는 거의 하지 않은 아이가 있을 수 있고, 여러 사정으로 수업일수를 충족하지 못해도 학습 목표에 도달한 아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학습 능력이 아니라 공부를 하든 말든 일정 기간을 교실에 앉아 있기만 하면 진급이 되고 졸업이 되는 이 제도의 내용적 모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9월 학기제 운운은 사안의 본질을 벗어난 논의이며, 수업일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방학을 없앨 정도로 단축하거나 주5일 수업제를 일정 기간 중단하는 등의 방안은 섣불리 도입해서는 안 될 것이다. 차제에 ‘재난에 의한 휴업 기간 중의 가정학습계획’을 현행 체험학습계획처럼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한편 전시교육과정에 감염병이나 재해 등으로 인한 ‘재난 휴업일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고, 학교 또는 학급 홈페이지를 이용한 가정통신과 수업 안내 등이 체계화 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IMF가 우리 교육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우수한 교사집단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감염병도 교육정보화의 기반 구축과 운영 체제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각종 재난에 대응하는 교육 능력을 제고하는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임성택 前 창원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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