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거 사각’, 경남 지하거주가구 남부권 최다라니…
[사설]‘주거 사각’, 경남 지하거주가구 남부권 최다라니…
  • 경남일보
  • 승인 2020.04.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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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지하 거주가구가 남부권 도지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펴낸 국토이슈리포트 ‘영화 기생충이 소환한 지하 거주실태와 정책적 시사점’에 따른 경남의 지하 거주 현황은 1214가구(경남 전체 0.1%)에 1381명으로 조사됐다. 광역시를 제외한 남부권에서는 경남이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지하에 거주하는 이웃들은 영화 속 ‘지하냄새’, ‘사생활 침해’ 문제를 여전히 겪고 있으며 반복되는 수해로 안전과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침수, 바퀴벌레, 곰팡이로 뒤덮여 있는 지하에서의 삶은 허구가 아닌 현실이다. 호흡기 질환·피부과 질환은 지하 사람들에게 너무 흔한 질병이다.

지하거주는 춥고 축축하고 어두운 방에서 매일 아침을 맞는 아이들은 열악한 주거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 나아가 안전과 생명까지도 위협받으면서 생애의 첫발을 내딛고 있다. 임대료 체납 등으로 인해 언제 길거리로 내몰릴지 모르는 아이도 있고, 소득에 비해 과도한 임대료 때문에 식품·의복 등의 소비를 제약 받는 아이도 있다. 주거비가 높은 도시에 사는 가난한 가족의 최후 보루인 지하를 기생충보다 더 잘 표현하기는 힘들 것이다.

가족의 몸에서 나는 ‘지하 냄새’, 폭우 때 ‘침수’, 행인들이 방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생활 침해’ 등 지하거주는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지하에서의 삶은 허구가 아닌 현실이다. 한 시간 이상 냄새를 맡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지는 그곳에 아이들이 살고, 노인들이 살고, 청년들이, 중장년층이 살고 있다. 오염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천식, 알레르기, 소화기질환, 스트레스, 우울증 등 육체적?정신적 건강악화로 이어지기 쉽다.

정부는 지하주거의 구조, 채광, 환기, 누수 등 주거상태의 표본조사를 실시,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주택에 대해 임대금지 등 정책 도입을 검토해야 한 됐다. 정부, 경남도, 지방자치단체는 우리 사회가 가진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주거 사각’인 경남의 지하거주가구가 남부권에서 최다라는 것을 종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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