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보고 싶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
  • 박금태 (김해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 승인 2020.04.19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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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태 (김해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요즘 도심지 지역병원들이 요양병원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보면서 요양병원의 수요가 늘어가는 것을 실감 하게된다. 어르신 같은 부모세대가 있었기에 현재 우리가 이 시대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 역시 언젠가는 노인세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50대 초반인 나를 비롯해 친구들의 부모세대는 75세에서 85세 사이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사는 도시 이웃집들을 보더라도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계시고, 특히 시골 고향에 가면 한집 건너 어르신 홀로 사시는 분이 많으셔서 더 쓸쓸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 분들이 젊었을 때는 산업발전에 기여를 하신 분들임에 틀림없다. 당신의 어르신을 봉양하시면서도 안 먹고 안 입고 아끼면서 자녀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동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그러기를 수십년, 살림이 좀 나아졌을 때는 이미 어르신들은 건강을 잃게됐으며, 더욱이 자녀들은 직장을 찾아, 또 결혼을 하면서 부모 곁을 떠나게 돼 홀로 남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가면서 치매 등 건강이상을 호소하며 요양원으로 가시거나 요양병원에 입원생활을 하시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어르신들의 이러한 모습을 볼 때면 슬픈생각이 들어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의 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나셨다. 어머니도 앞에 말한 어르신들의 범주에 속했고 삶의 여정은 비슷했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나는 직장생활을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해 마음이 항상 무거웠다. 그런데 어느날 마을 바로 앞에 요양원이 생기면서 마음이 놓였다. 어머니는 아침에 요양원에 가셨다가 친구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고 해질 무렵에 집으로 돌아오셨다. 손수 밥을 지어 끼니를 해결하셨기에 한 번씩 찾아뵐 때마다 마음이 놓였던 기억이 있다. 내가 요양원에 들렀을 때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친구의 어머니도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구들과 안부를 묻고 부모님들을 어떻게 모시게 되었는지 경험담을 나누기도 했다.

어머니는 그 후로 건강이 악화돼 나를 알아보지 못하실 정도로 치매를 앓으셨다. “어머니, 제가 누군지 아시겠어요. 작은 아들입니다” 라고 큰 목소리로 각인을 시키면 어머니는 겨우 눈을 맞추시면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지 1년, 야속하게도 세월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또 그렇게 흘러간다. 어머니와 함께했던 그 시간, 그 시절이 잊히는 것이 두렵다. 그립다. 보고 싶다. 어머니가.

박금태 (김해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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