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공해
스마트 공해
  • 경남일보
  • 승인 2020.05.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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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시인)
 

‘까똑’ 자정이 지난 시간, 잠을 청하려는데 느닷없이 알림이 울린다. 누가 이 늦은 시간에 소통을 원하는 것일까. 휴대폰을 켜 확인하는 순간 기대는 무너진다. 전혀 낯선 곳에서 날아온 광고다. 흔한 일이라 무시하고 잠을 청한다. 잠이 깊이든 새벽, 이번엔 문자 음이 잠을 깨운다. 잠귀가 밝아 작은 소리에도 쉽게 잠을 깬다. 이번엔 불법 도박 사이트로 유혹하는 광고다. 이건 너무하다 싶다. 무음으로 맞추고 다시 잠을 청해 보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문명의 공해다. 문명은 생활의 편리를 위해 발전해왔는데, 그 속도는 가히 기하급수적이다. 오천 년을 이어온 ‘농경시대’가 자동화로 ‘산업시대’를 맞이하여 한 세기쯤 이어 온 후, 컴퓨터의 발달로 이십여 년 전부터 ‘디지털시대’라 한다. 디지털시대는 또다시 휴대폰의 발전으로 ‘스마트시대’로 진화했다. 곧 이어 ‘인공지능시대’가 눈앞에 보인다.

편리한 스마트시대가 좋기만 한 것일까. 폐단이 줄을 잇는다. 성매매, 보이스피싱, 사기판매, 가짜뉴스 등이 그러하다. 스마트 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정보는 대중 매스미디어와 달리 개인 블로그와 SNS의 게시물을 인용한 흥미 위주의 소식이 많다. 그나마 대중 매체에서 퍼온 소식도 ‘듣보잡’의 편협한 소식들이다. 이런 글을 접할 땐 서글픔이 앞선다. 자신의 이념과 이권에 따라 작은 것을 크게 부풀리기도 한다. 이미지는 조작되고, 남의 글을 퍼오면서 출처도 밝히지 않는다. 댓글은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인신공격과 욕설을 서슴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들의 이기심에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활용도는 더욱 커졌다. 최초에 ‘소셜 네트워크’는 지인들의 친목을 위해 만들었고, ‘블로그’는 개인의 자료를 보관 관리하기 위해 만들었다. ‘앱’ 업체와 스마트 폰 업체의 이권이 맞아떨어진 ‘폰 커뮤니티’가 사람과의 소통을 쉽게 만들었다. 이것들이 만들어 낸 문명의 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스마트 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기계의 노예가 되어가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스마트 폰이 세상의 모든 일을 한눈에 빨리 보고 전달할 수 있다지만, 엄청난 사회악을 양산하는 폐단을 낳은 것은 부작용치곤 너무 심한 것 같다. 자신이 희생자가 될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만큼 본연의 임무인 바른 ‘정보 공유’와 ‘소통’의 역할만을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책임 의식이 절실하다.

김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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