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꼭 해야 할 과제
21대 국회가 꼭 해야 할 과제
  • 경남일보
  • 승인 2020.05.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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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술 (경남과기대 교수)
5월 30일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20대 국회가 21대 국회에게 전하는 말’을 정리해 본다. 먼저 이번 4·15총선은 코로나19 사태 뒤에 숨어서 백지위임만 요구하고 일자리, 안전과 같은 미래의 국가 비전에 대한 정책과 이슈의 장은 제대로 펼쳐지지 못했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에 4·15총선 공약 검증을 위해 주요 정당에 총 공약 및 분야별 공약, 10대 핵심공약 및 우선순위, 재원 규모, 소요 예산 및 조달 방안 등을 물었으나, 대부분 답을 내놓지 않았었다. 그나마 내놓았던 공약의 내용도 큰 틀에서의 방향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현실성 검증이 무의미하거나 불가능에 가까웠다. 게다가 참으로 우려스러운 바는 이들 사안을 선거법으로 강제할 수단이 없으며, 사후에라도 이를 지켰는지 감시할 방법조차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선거법 제66조는 후보자들이 선거 때 공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추진계획, 우선순위, 이행절차, 이행기간, 재원조달방안 등을 반드시 게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은 대통령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후보자로 한정돼 국회의원은 의무제출 대상에서 빠져 있다. 그래서인지 4·15총선에서 이 지역 공보물의 공약에는 재원조달방안 등이 거의 없었다. 그것도 대부분 지방선거시 지자체장의 공약과도 겹쳤다. 국회의원도 의무제출 대상에 포함시키는 선거법 개정을 국회가 계속 외면해 온 결과 20대 국회의원의 선거 공약 중 입법 공약은 15%에 불과했으며 그것도 정당이나 의원 모두 개발 로비스트가 내놓을 공약들을 앞세우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추정된다. 향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입법이 주 업무인 국회의원들이 공약의 요건을 제대로 갖춘 ‘입법 공약’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21대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놓아줘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먼저 대부분의 지자체장들은 각자 스킨십을 통해 발 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서고 독자정책을 내놓는 등 선의의 경쟁까지 벌였으며 그 성과도 컸다. 또한 이번 4·15총선 과정 역시 지방의원의 줄탈당이 파열음을 일으켰다. 정당공천제라는 줄세우기로 인해 국회의원 후보의 공천 결과에 따라 지방의원이 줄탈당하는 사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참에 지역정치는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에게 맡기고 국회의원은 임기 동안 오로지 대한민국 개조를 위한 시스템 관련 법안 정비와 같은 중앙정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21대 국회는 국회의원 선거 방식을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면서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완성시키고, 지방분권의 속도를 높이면서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 향후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및 지방의원 간의 역할 분담이 더 확실하게 정리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21대 국회는 미래통합당의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추진했던 ‘공천서약’과 같은 국회의원 권한 내려놓기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청년ㆍ여성의 공천기준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물론 코로나19 관련 정책이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겠지만 그 다음의 21대 국회의 첫 작품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항목 중의 하나가 실행되면 좋겠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의원 출신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본인의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미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차기 총장선거 관련 규정을 정비한 사례는 참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 과정에서 “겸허한 통합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민주당이 성숙한 통합의 의회정치를 펼쳐 민주주의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제8회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은 금방 다가온다.

 
윤창술 (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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