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함과 원칙
유연함과 원칙
  • 배창일
  • 승인 2020.05.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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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를 일컬어 공공재라 한다.

공유수면은 해안선으로부터 배타적 경제수역 외측 한계까지의 바다, 해안선으로부터 지적공부에 등록된 지역까지의 바닷가, 이외의 하천·호소·구거, 기타 공공용으로 사용되는 국가 소유의 수면 또는 수류를 말한다고 법률로 정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13개 항만, 19개 대상지의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는 항만재개발 사업의 목적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노후·유휴 항만을 배후도심과 연계한 친환경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탈바꿈시켜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 제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특히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의 경우 거제시가 사업시행자로서 주도적으로 참여해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시민 참여형 사업계획, 지역 도시계획과 연계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고현항 항만재개발 사업 부지 내 3만2954㎡(약 1만 평)의 문화공원 계획 변경 여부가 논란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숲과 녹지, 광장 형태의 공원과 433대의 지하 주차면이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시행사는 공원 중심부 녹지와 광장의 상당부분을 인공해변으로 변경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150대는 지하에, 250대는 지상에 주차면이 들어서게 된다.

시행사 측은 위축된 지역경기와 인구감소 등의 상황에서 조선산업 회생과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문화공원에 대한 새로운 개발 구상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거제시도 이 같은 시행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려는 듯 핵심 쟁점이 빠진 문화공원 선호도 설문조사를 진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 부지에 만들어지는 문화공원은 일종의 공공재다. 56만1983㎡(약 17만 평)의 공유수면을 잃어버린 대가이기도 하다. 변화한 상황에 대처하는 유연함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유연함의 중심에는 반드시 올곧은 원칙이 있어야 한다. 지난 2015년 말 거제시는 고현항매립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와 문화공원에 상응하는 지하주차장설치, 상업지 일부 주차장 확보, 공동주택지 일부 주차장 조성, 장평로 해안도로 6차선 변경, 중곡동과 연결하는 보도교 설치 등 5개 항목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시민들과의 약속인 기존 합의서야 말로 유연함을 앞서는 올곧은 원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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