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가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
[기고]코로나19가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
  • 경남일보
  • 승인 2020.06.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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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수 (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3월 24일부터 캄보디아는 4월 5일부터 쌀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하고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국 등 곡물을 수출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수출을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많은 국가들이 식량 비축을 늘리려고 하고 있어 식량안보에 대한 걱정이 대단히 심각한 실정이다. 또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조만간 식량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아 그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식량문제는 기후변화와 더불어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예견하고 있었지만 사회 분위기는 안일함으로 일관하고 특히, 정치권에서는 말로만 식량 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얘기하고 실제로 예산과 정책에서의 우선순위에 늘 뒤 순위에 두었다. 우리나라는 보리, 콩, 밀, 옥수수 등 대부분의 식량을 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식량자급률은 46.7%에 불과하고 사료용 까지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21.7%에 그친다. 농촌경제연구원 2020 농업전망에서 2029년 국내 식량 자급률이 42.6%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그나마 주식인 쌀이 513% 고율관세 덕에 자급률이 100% 내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또한 기후변화로 태풍과 가뭄 등의 빈번한 발생과 무분별한 농지 훼손으로 쌀 생산 기반인 논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위태롭게 느껴진다. 미국이나 케인즈그룹(농산물 수출국 모임)에서는 신자유주의가 각국의 식량안보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외쳤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세계무역기구(WTO)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극히 미약함을 알 수 있었다. 며칠 전 집 근처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쌀값이 20kg 기준 53000원 정도로 kg당 2650원으로 밥 한 공기 값은 여전히 자판기 커피 한 잔 값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 자료에 의하면 지난 40년(1980년에서 2019년까지) 동안 쌀값은(4kg 기준) 3000원에서 9500원으로 3.2배오를 때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값은 84배가 올랐고 국민1인당 GDP는 1714 달러에서 3만 1754 달러로 18.5배 올랐고, 커피 값은 200원에서 4100원으로 20.5배, 국립대 등록금은 13만원에서 244만원으로 19.1배나 상승한 반면 닭고기(1kg)는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사과 4.3배, 대파4.7배, 딸기7.8배 상승하여 광복 이후 고도로 성장한 경제발전 속에서도 우리의 먹을거리는 더 안전해지고 상대적으로 저렴해졌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올해도 우리 국민의 생명산업이자 주식인 쌀농사를 짓기 위해 농업인들은 들녘에서 모내기와 본답 관리를 위해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필자는 늘 쌀농사를 짓는 우리 농업인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쌀은 세계 인구의 34%인 약 30억 명이 주식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곡물과는 달리 먹고 남는 것만 국제 시장에 내어 놓기 때문에 지금처럼 값싸게 사거나, 돈이 있어도 사 올 수 없는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식량 안보가 무너지면 국가 안보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 향상이 시급한 실정으로 쌀을 비롯한 곡물 생산 기반을 확충하여 식량자급률에 대한 법제화 추진은 물론, 곡물 수입선의 다변화와 코로나19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농촌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정책 개발을 해야 한다. 나대신 우리 가족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업·농촌·농민의 중요함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새롭게 인식하여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해 본다.
 
강양수 (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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