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굴기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굴기
  • 경남일보
  • 승인 2020.06.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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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기 -김종순

버지 사업실패로
길가에 나앉았었지만

망했다고 생각한 적 없다
꽤 오래
힘들었을 뿐이다

*굴기-몸을 일으킴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 산업지역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개망초꽃이다. 누군가 짓밟고 간 흔적이 뚜렷하다. 또한 일어서고자 하는 의지도 분명하다. 한갓진 길을 걷다 보면 시인은 자연의 내밀한 심상을 발견하게 되며, 이렇듯 독자는 삶의 존재를 승화시킨 작품을 만날 때면 심해에 가라앉아 있는 벅찬 감동의 일렁임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바닥은 좌절과 포기로 주저앉는 지점이 아니라 소망의 닻을 내리고 굳건히 일어날 수 있는 터닝 포인트라는 것이다. 지난 세월의 시적 서정을 안전한 포구에 접안 시킨 듯한 시인의 의지가 부럽다. 짧은 시적 문장으로 힘들어하는 세상에 상응하는 초록빛 언어의 낙관을 찍어낸 디카시라 하겠다. 환한 꽃이 고맙다./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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