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재첩·장어 돌아올까
낙동강 재첩·장어 돌아올까
  • 손인준
  • 승인 2020.06.07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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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굿둑 개방 3차 실험 의미는
낙동강 하류 생태계 복원 실험
수문 열어 기수 생태계 관찰
“재첩국 사이소”

재첩은 기수역(염분 농도가 강물보다 높고 바닷물보다 낮은 상태)에서 생산되는 어패류로 낙동강 하류는 본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재첩이 나던 곳이었다.

하지만 1987년 낙동강 하굿둑이 건설된 뒤 낙동강 재첩은 자취를 감췄고 부산 골목 곳곳에 울려 퍼지던 재첩국 아지매의 정겨운 소리도 끊어졌다.

낙동강 하굿둑은 강으로 올라오는 염분을 차단해 식수와 농·공업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하굿둑 교량은 부산과 경남을 빠르게 연결해 줬다.

하지만 낙동강 하구 생태계를 무너트렸다.

낙동강 재첩은 사라졌고 낙동김은 생산량이 해마다 감소했다. 낙동강 하구를 찾는 철새들은 해마다 줄고 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끊임없이 요구했고 서병수 부산시장 때부터 본격적으로 개방이 논의됐다.

재첩이 유명했던 사상구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하굿둑 개방을 주요 공약으로 삼기도 했다.

이러한 기수 생태계 복원을 위한 노력이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다.

지난 5일 환경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이 진행된다.

한 달간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었을 때 낙동강 기수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하굿둑 3차 실험은 1·2차 때와 큰 차이가 있다.

1·2차 실험은 수문 1기를 하루 동안 1시간 이내로 개방(일회성 해수유입), 해수가 유입되었을 때 그 거리를 예측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반면 3차 실험은 한 달 동안 진행되며 12차례 걸쳐 개방하는 방식이다.

장기간에 걸쳐 염분이 누적 유입됐을 때 하굿둑 상류로 이동하는 거리를 계산하고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한다.

다시 말해 1·2차 실험은 3차 실험을 위한 준비단계였다.

1·2차 실험 때는 단기개방 실험이었기 때문에, 생태계 영향을 관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3차 실험에는 생태계 변화를 어느 정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관계기관은 기대하고 있다.

관계기관은 기수생태계 복원 정도와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하굿둑 수문을 장기간 개방상태로 유지할 때 회유성·기수성 어종과 저서생물들이 하굿둑 상류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어류포획, 수중카메라, 이-디엔에이(e-DNA) 분석 등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평상시에는 수문의 위쪽으로 담수가 방류되기 때문에 물고기가 하굿둑을 거슬러 이동하기 어려웠으나 하굿둑이 개방되는 기간에는 수문 아래쪽으로 담수 방류와 해수유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생태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먼바다에서 부화한 뱀장어 치어가 하천으로 회귀하는 시기에 수문개방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관찰하고, 재첩과 같은 저서생물 등의 이동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다.

환경단체와 낙동강 하굿둑 월간 생물조사를 벌이는 주기재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미 2차례 개방이 진행된 뒤 농어와 숭어가 채집되는 등 기수 어종 회복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며 “이번 실험에서는 회유성·기수성 어종 이동을 살펴보면 향후 생태계 복원의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부산시 등 관계기관은 이번 3차 실증실험 결과를 토대로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방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손인준기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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