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하늘
내 마음속 하늘
  • 경남일보
  • 승인 2020.06.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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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경남과기대 신문사 편집국장)
사람은 누구나 하늘을 동경한다. 하지만 저 높은 하늘에 오르기 위해선 수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사람들은 그 계단을 누가 더 높이 누가 더 빠르게 올라가는지 시합을 한다.

나 역시 그 높은 하늘이 좋아 보였다. 별도 있고 달도 있고 구름도 있고 태양도 있는, 멋진 하늘에 닿기를 원했다. 모두 탐냈기에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저 남들보다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욕심을 부리며 남들과 경쟁을 하였다. 남들과 비교하며 부족해 보이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더 빨리 더 많이 하라고 다그쳤고, 나보다 더 나은 이가 있으면 부족한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자책하며 슬퍼하고 실망감에 우울하곤 하였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싫었고, 다들 이렇게 사는 것이라 믿어왔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오던 어느 날 길거리에 비친 거울 속 내 모습을 보았다. 많이 지치고 피곤해 보였다.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무엇인가에 홀린 듯, 넋이 나가있었다. 이런 내 모습이 낯설고 무섭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 높은 하늘에 올라갔을 땐 과연 이 모습이 아닐까? 더 높은 곳 더 좋아 보이는 곳에 닿기 위해 더욱 지치고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진 않을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 걸까?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걸까? 나의 행복은 무엇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정작 내 삶의 주인인 내가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작은 개구리인 그 끝을 모르는 깊은 어둠 속 우물에 빠져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우물 속에 빠져있는 동안 나는 알게 되었다. 이 세상의 경쟁상대는 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더 자고 싶은 나와 출근해야 하는 나, 공부해야 하는 나와 놀고 싶은 나, 쉬고 싶은 나와 참아야 하는 나. 내가 싸워야 하는 상대는 남이 아니라 매 순간의 나였다. 또한 비교의 대상은 남이 아닌 나였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오늘의 나와 미래의 나의 모습이었다. 확실한 것은 남과 싸우는 것보다 나와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저 높은 하늘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내 안의 마음이다. 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중요시하는 내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야 한다. 그토록 내가 염원하던 하늘은 결국 내 머리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었다. 내가 있을 곳은 누가 정해주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정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인 것이다. 이 세상은 내가 온 힘을 다해 노력해도 나보다 ‘더 잘한’사람이 있으면 내가 평범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나는 그저 나일뿐이다.

좋고 나쁨의 잣대로 나를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특별한 나 자신이니까. 보여주기 식 인생이 아닌 억지로 꾸며 낸 모습이 아닌, 본래 나의 모습 그대로의 내 인생. 나는 나 자신으로 살아갈 때 가장 멋지고 아름답다.나는 있는 그대로가 좋다. 남들과 비교하며 부족한 점 나의 모습에 자책하는 게 아니라, 내 모습 그대로 서툴고 부족해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나의 모습,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나의 모습 있는 그대로가 참 사랑스럽고 좋다.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살아가며 열심히 살고 있는 내 모습을 잠시 거울에 비춰보았으면 한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하진 않은지, 혹시라도 잠시 쉬어가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지, 내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았으면 한다. 내 마음이 나에게 보내주는 소중한 신호니까.
 
이예진 (경남과기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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