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을 즐기는 방법들
이 여름을 즐기는 방법들
  • 경남일보
  • 승인 2020.07.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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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륜 변호사

 

 

 

7월이 시작되었다. 달력 한 장을 넘기는 것뿐이지만, 날씨는 뜨거운 더위로 여름이 왔음을 깨우쳐 준다. 작년까지만 해도 여름이 시작되면 계획 세우는 일로 분주했다. 여름 휴가는 언제, 어디로 가야 할지, 아이들 방학이 언제 시작되고 끝나는지, 여름철 법정 휴정 기간도 확인하고, 아! 독일에 살고 있는 동생을 만나러 가야지 등등. 여름의 뜨거운 날씨가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반대로 그 뜨거움 덕분에 우리가 잠시 멈출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뜨거움 속을 달리다가 중간에 멈추고 쉬는 시간이 1년 중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닥친 이번 여름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코로나로 학교를 일주일에 이틀만 가는 초등학교 딸아이와 중학교 3학년 아들의 방학 기간은 완전히 어긋나 버렸다. 올 여름에 가기로 했던 독일 동생네에 언제 가볼 수 있을지 기약도 없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이라 마음 편하게 갈만한 국내 여행지도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치사율이 아니라, 그동안 당연하게 누려온 많은 것들을 할 수 없게 만들어 우리를 지치게 하고 어쩌면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영영 돌아갈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것이다. 봄날의 벚꽃놀이를 망쳐버린 이 바이러스가 여름휴가마저 없애 버리는 것인가. 그런 우울한 생각에 시달리다 가족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냉면을 먹기로 했다. 냉면집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긴 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먹고 더위를 이겨내고자 나왔구나. 식당에서 냉면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여름을 보낼 새로운 방법들을 상상해 보았다. 가까운 지리산 계곡을 가보자. 영화관 대신 저녁에 가족끼리 남강 변을 산책하고. 딸아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어야겠다. 주변 맛집들을 하나씩 방문해 보자 등. 코로나19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졌지만, 여름을 즐길 방법들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구나. 그렇다면 올해 여름도 어느 해 못지않게 즐겁고 신나는 시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고 말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렇겠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분명 코로나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그때까지 나 스스로 너무 지치지 말아야겠다. 가끔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먹으면서 다독여야겠다고 다짐한다. 코로나로 힘든 분들도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드시고 이 여름 즐겁게 보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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