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불법촬영사건...구멍 뚫린 학교 안전망
잇단 불법촬영사건...구멍 뚫린 학교 안전망
  • 임명진
  • 승인 2020.07.12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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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초중고 연이은 불법카메라 적발
학생 안전 지켜야 할 교사 불법 자행
외부인은 제지없이 교내서 범행
교육단체 "재발방지 근본대책 수립해야"
경남지역 초·중·고 학교에서 불법촬영카메라 사건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일선 학교의 안전망이 안팎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경찰과 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김해와 창녕에서 학생 안전을 지켜야 할 교사들이 학교 여자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하다 적발됐고, 지난 5월에는 창원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외부인이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하다 붙잡힌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마산동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자신이 다녔던 창원의 한 초등학교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휴대전화로 불법촬영을 한 혐의로 중학생 A(14)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A군은 해당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으로 별다른 제지 없이 학교에 들어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해당 학교에서 교육청에 발생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도교육청과 관할 창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건 발생 두 달여가 지난 10일 학교 현장을 방문해 보고 누락 경위를 파악했다.

관리감독청인 교육청조차도 지난 5월에 발생한 사건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매뉴얼에 따르면 성 관련 사건의 경우 발생시 24시간 안에 교육지원청, 도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도교육청은 지난 9일 교사 불법촬영카메라 관련 브리핑에서 이들 사건 외에는 올 들어 다른 불법촬영카메라 적발사례는 보고된 게 없다고 밝혔지만 창원의 사례처럼 일선 학교에서 발생보고를 누락할 경우 관리 감독상에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이 여실히 노출됐다.

도교육청은 도내 일선 학교 976개교에 대해 불법촬영카메라 단속 점검에 나서 이달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지만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내 학교에서 불법촬영카메라 사건이 문제가 됐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반복되는 사건에 교육단체들도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12일 성명을 내고 “현직교사에 의한 불법촬영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흉악 범죄이며 도교육청은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지부는 “n번방 성착취 사건의 충격에서 미처 헤어 나오기도 전에 다른 곳도 아닌 학교에서 이런 범죄가 발생한 것에 참담함을 느끼며 교사에 의한 범죄라는 점에서 전교조 경남지부 역시 책임을 통감한다”고 자책했다.

경남지부는 “지난 2017년 6월에도 창원의 한 중학교에서 담임교사가 교실에 원격 촬영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면서 “당시에도 학교 측과 교육청이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오히려 학생들이 SNS,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공론화에 나섰다”는 점을 언급했다.

경남지부는 “불과 3년이 지났지만 이번 사건도 보름 만에 언론에 알려지면서 도교육청의 대처에 대한 여러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수많은 학교 여성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두려움과 분노에 떨고 있는데도 도교육청과 학교 당국은 어떠한 구체적 입장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도교육청은 교직원과 학생들이 겪고 있는 이 불안을 하루속히 해소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건에 학부모들도 심히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모(46·진주시)씨는 “현직 교사와 외부인이 학교 여자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실이 그저 경악스러울 뿐이다.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일련의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고 재발방지와 대책마련을 위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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