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정사 주지 임명, 종교인은 높은 도덕성 가져야
[사설]안정사 주지 임명, 종교인은 높은 도덕성 가져야
  • 경남일보
  • 승인 2020.07.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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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경건한 수행공동체로서 수천 년간 그 생명을 이어왔다. 대한불교법화종 총무원은 지난달 10일 A 스님을 종단 최대 사찰인 통영시 안정사 주지로 임명했다.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인 안정사 주지 임명을 둘러싸고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임명된 주지가 성범죄를 포함한 전과 7범인데다 주지 임명 대가로 뒷돈을 전달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스님과 신도들은A 스님이 주지로 임명 후 총무원 계좌에 2억원을 송금했다며 주지 임명에 대한 대가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또 강간치상 혐의 등으로 처벌받은 전과 7범의 성범죄 전과자가 주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절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보기 민망할 정도다. 주지 자리를 놓고 권력다툼 하는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는 배경도 한심하다.

주지로 임명된 A 스님은 자신을 반대하는 측이 제기한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억 원은 종단에 낸 합법적인 발전기금으로 개인에게 보낸 것이 아닌, 주지 임명 대가로 준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과 7범도 “안정사에 온 지 23년 정도 된다. 4건 정도는 불사 과정에서 산림훼손 등으로 반대 측이 제기해 생긴 전과”라고 했다. 강간치상 혐의는 40~50년 전 유소년 시절 있었던 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출가한 이후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안정사는 A 스님 직전에 있던 주지도 문제를 일으켰다. 전임 주지도 종단 소속 사찰 주지 1명에게 주지 재임명을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형을 확정 받았다.

말썽을 일으키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돈이다. 돈이 수행자들을 타락시킨 주범이다. 불교는 무소유의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절집의 수행자들이 돈을 만지기 때문이다. 그간 신도들의 주장처럼 ‘스님들은 수행에만 전념하고, 돈과 관련된 업무는 신도들이 담당하게’ 해야 한다. 안정사 주지임명을 두고 숱한 의혹과 논란 중 어느 한 가지만이라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면 스님을 믿고 따르는 수많은 신도를 위해서도 스스로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사회적 책임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시중의 여론이다. 종교인으로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며 사회적 모범을 보여야 할 천년 고찰 안정사 주지 임명과 관련, 성범죄 전과 등 논란을 지켜보는 신도들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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