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단추의 감정학
[주강홍의 경일시단]단추의 감정학
  • 경남일보
  • 승인 2020.08.02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추의 감정학 /오새미
 
오랜 부대낌으로 떨어져나간 단추

일터가 없어졌다

주류의 길을 걸어왔다고 믿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부속품에 불과했는지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었다

붙잡고 있던 끈

평생 갈 줄 알았는데

느슨해지다가 툭 끊어져버렸다

떨어져나간 단추는 아득히 잊혀진다

아무렇지도 않은

단추 구멍만한 저녁

남아있는 실밥 몇 오라기

자취를 감춘다

 


옷의 한 자락에서 다른 자락으로 고정시키는 잠금장치인 단추처럼 완성된 복장의 구성으로서 일상에 충실 했지만, 어느 듯 단단한 뒷줄이 느슨해지고 헐거워져 주류에서 떨어져버린 세상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고 있다. 결국 하나의 부속품이었음을 알게 된 허망함을 토설하면서도 부대낌에도 견디었던 집요한 노력을 내보이고 있다, 없으면 아쉬워서 다시 찾을 것 같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견디는 저 빈 의자처럼 주류를 꿈꾸는 비주류의 아쉬움은 마감이 없다.

6000년 전에도 이집트에는 단추를 사용했고 그 세상 또한 그리하였다. 그리고 역사는 비틀대면서도 돌아간다(주강홍 진주예총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