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방류량 증가로 침수됐다”
“댐 방류량 증가로 침수됐다”
  • 문병기·김상홍·백지영
  • 승인 2020.08.10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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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 지자체, 댐수위 조절 실패 주장
문준희 합천군수 “자연재해 아닌 인재”
진주·사천·하동서도 문제 제기 잇따라
집중 호우로 댐 방류량이 늘어나면서 피해가 속출한 서부경남 지자체들이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홍수 대비 수위 조절에 실패했다고 성토하고 나섰다.

문준희 합천군수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에 발생한 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며 ‘댐 방류량 조절 문제’를 제기했다.

합천댐은 이번 집중호우가 쏟아진 8일 방류량을 오전 초당 1200t에서 오후 2700t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문 군수는 합천댐이 홍수를 유발했다는 근거로 장마 기간에 댐 수위를 40% 정도로 조절해 홍수에 대비해왔지만 지난달 31일부터는 댐 수위를 93%로 상승시킨 점, 환경부에서 댐 관리를 홍수조절 목적보다는 낙동강 녹조·염도조절과 광역 상수도 취수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문 군수는 “합천댐은 홍수 조절이 가장 우선인데 물 확보에만 집중해 산사태, 제방 붕괴, 주택과 각종 시설 침수 등 유례없는 참상을 초래했다”며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물관리 실책을 각성하고, 피해 보상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방류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피해를 입은 지역은 합천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 남강댐이 사천만 방면으로 2002년 태풍 루사 때와 동급인 초당 5400t의 물을 방류하면서 진주·사천에 침수·고립 피해가 잇따랐다.

진주시 관계자는 “남강댐이 호우를 대비해 미리 방류량을 늘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주택 침수 피해 가구만 23가구 34명인 내동면의 경우 양옥마을 차원에서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사천시 역시 최재원 부시장이 지난 8일 남강댐관리단에 방류량 상향에 따른 항의 전화를 하고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항의 공문에는 ‘남강댐이 방류량을 늘리면서 가화천 주변 주택이 침수돼 인명 피해와 주민이 고립되고 있다’며 ‘해수면 만조 시 피해가 우려되므로 방류량 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재난지역선포지역 선포 목소리가 높은 하동군 역시 댐 방류 문제를 제기했다.

하동군은 이번 비 피해가 댐 방류, 상부 지역과 하동군 지역 국지성 집중호우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동군 관계자는 “댐 방류량을 상향한다는 공문을 받고 전화로 홍수 조절이 하류 지역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했다. 특히 하동군은 섬진강댐·주암댐에서 방류한 물이 도달하는데 8~12시간이 걸리는 등 시차가 상당한 탓에 방류로 인한 피해 예측이 쉽지 않은 편이다.

지역에서 관련 불만이 제기된 데 대해 낙동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통제소는 수자원공사가 요청한 댐 방류량을 승인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승인량 안에서 어떻게 운영할지는 수자원공사 측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주지역을 예를 들면 남강 본류 방향에 시내가 잠기지 않는 무피해방류량인 초당 300t으로 꾸준히 방류해 왔다”며 “사전 예비 방류는 충분히 했지만 200~300년에 한 번 올 정도의 기록적인 비가 쏟아지다 보니 댐 운영을 그렇게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물관리처 관계자는 “합천댐과 남강댐은 호우 발생 전에 상시 만수위(홍수기 제한수위) 이하로 수위를 유지했다”며 “댐 유역에 내렸거나 예보된 비의 양으로 댐의 계획홍수위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어 계획된 범위 내에서 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9일 김경수 지사 주재로 도내 18개 시·군 부단체장 등이 참가한 ‘집중 호우 피해 및 대처상황 긴급 점검 회의’에서는 진주·사천·합천 등의 부단체장이 ‘이번 피해는 호우가 아닌 방류로 인한 것’이라며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병기·김상홍·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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