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난리’에 대처하는 방법
‘세상의 난리’에 대처하는 방법
  • 경남일보
  • 승인 2020.08.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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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호 선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세계미래도시연구원 원장


요즘, 세상이 난리다. 지난 해 연말부터 코로나19로 난리를 피우더니 부동산과 세금난리에 이어 전국이 물난리로 신음하고 있다. 즐거운 여름휴가철이 되어도 모자랄 판국에 이놈의 난리들로 사람들의 마음이 영 편치가 못하다. 아니 폭발직전이다. 하루빨리 그 원인과 답을 찾아야 한다.

우선, 물난리가 큰 걱정이다. 텔레비전 뉴스보기가 겁이 난다. 강둑이 무너져 전 읍내가 물에 잠긴 모습, 유서 깊은 시골 장터가 물바다로 변해 모든 상품들이 쓰레기로 변한 모습, 은퇴한 귀농부부의 펜션을 덮친 산사태 모습,....

그냥 보는 사람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당사자들의 마음이야 얼마나 오죽할까. 불어난 강물과 무너진 우리를 피해 산사로 달아난 소떼들, 가까스로 지붕위로 피신은 했지만 물이 빠진 뒤 내려오지 못해 탈진해 있는 누런 황소들을 보고 눈물이 나는 것은 비단 필자뿐이겠는가. 기껏해야 고향의 지인들에게 별일 없느냐고 안부전화만 하는 필자가 야속할 따름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리 모두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국가와 지방정부는 적시에, 적절한 정책적 대응을 통해 그 존재이유를 증명해줘야 한다. 시민들은 무엇보다도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다. 수해복구에 나서는 군인들, 평범한 시민들의 자원봉사, 기업들의 지원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동행이다. 행정 혼자서 모든 것을 도맡아 할 수는 없다. 이제는 공동체가 나서야 한다. 공동체 정신의 발휘, 지금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은 부동산과 세금난리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집을 가진 자는 가진 자대로, 갖지 못한 자는 못한 자대로 난리다. 부동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나 “그놈의 대책은 허구한 날 내놓는데 왜 이리 집값은 계속 오르고 세금도 큰 폭으로 오르느냐”가 시민들 짜증의 핵심이다. 모 국회의원의 5분 발언과 SNS에 올라온 평범한 어느 주부의 글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현상도 바로 시민들의 답답한 마음 때문이리다. 높은 전세가로 결혼을 앞둔 청년들의 절규는 남의 일인가 했더니만 곧 닥쳐올 필자의 일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정책현장에서 지방재정과 지방세정책을 다루어 본 필자의 경험이 정책을 만드는데 참고가 됐으면 한다. 첫째는 세금보다는 시장의 메커니즘을 존중하는 부동산 정책을 마련해야 효과적인 대책이 된다는 점이다. 또한 집 한 채를 장만하는 것이 꿈인 중산층의 기본적인 욕구를 존중해주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본질적인 차이는 인정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1세대 1주택 구분 없이 무조건 획일화해서 세금을 올린다거나 보유세와 거래세를 같이 올리는 정책, 과도한 규제를 통해 가격을 잡겠다는 정책은 지금 당장 효과가 있을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정치가 시장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 시장(市場)은 시장에게 맡겨둬야 하고 행정은 공정한 플레이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선에서 멈춰야 한다.

참으로 답답하다. 세상이 난리가 났는데 아직도 코로나 팬데믹은 여전하다. 세계 누적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가을에는 더 쎈 놈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보통난리가 아니다. 거리를 지나면서 임대라고 써 붙인 광고판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우리네 부모고 형제의 가게가 아니던가. 연속 3개월 간 실업급여가 1조원 이상 지급되다 보니 고용보험기금이 고갈될 형편이고,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이처럼 힘든 세상의 난리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는 길밖에 없다. 각자의 스탠스를 확실히 잡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정부대로, 시민사회는 시민사회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모름지기 자기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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