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할망구”…여든 노인의 티베트 순례기
“나는 행복한 할망구”…여든 노인의 티베트 순례기
  • 박성민
  • 승인 2020.08.26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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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연재 여행기 영화로…다큐멘터리 ‘카일라스 가는 길’ 개봉

80세 노인의 불교왕국 ‘무스탕 여행기’로 본보에 연재되었던 이춘숙 여사의 오지여행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Journey to Kailash)’(감독 정형민·제작 빅트리)이 창원 씨네아트 리좀 등 전국 개봉관에서 극장판으로 개봉한다.

불교에서 우주의 중심 ‘수미산’으로 여기는 카일라스 산은 대표적인 순례지 중 하나다. 힌두교, 라마교에서도 성지로 여기는 카일라스는 아시아의 산티아고라 불릴 만하다. 여든한살이 되어 처음 비행기를 타고 히말라의 오지를 찾아 나선 이춘숙 여사는 청년시절의 열정과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기도를 품고 순례의 길을 다시 떠났다.

경북 봉화의 산골마을에 살던 이춘숙 여사는 2017년 다큐감독인 아들과 함께 청년도 오르기 힘든 2만㎞의 카일라스 순례길을 찾아 떠난다. 1934년생 이춘숙 여사는 진주여고를 졸업하고 진양군 농사교도소에서 젊은 시절 여성 공무원 이었다. 농촌계몽운동에 앞장 섰던 신여성 이었지만 37세에 남편을 잃고 홀로 자녀들을 키우다 백발 할머니가 된 자신을 발견한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는 마음과 용기로 히말라야를 시작으로 바이칼 호수, 고비 사막, 알타이 산맥, 파미르 고원에서 신성한 산이라는 티베트의 카일라스 산으로 이어지는 순례의 여정으로 여든의 청춘을 새롭게 맞았다. 84세 생일마저 순례의 길 위에서 맞은 이춘숙 여사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할망구”라고 일기를 남긴다.

이춘숙 여사의 히말라야 무스탕 지역 순례여정은 2015년 본보에 연재되어 소개된 바 있다. 아들이 카메라를 들고 나섰던 이 순례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한 ‘무스탕 가는 길’은 지난 2017년 EBS 국제다큐영화제 EIDF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이춘숙 여사는 히말라야에서 시작된 발걸음을 티베트의 신성한 산 카일라스까지 멈추지 않고 이어간다.

배급을 맡은 영화사 진진은 ‘카일라스 가는 길’의 개봉일을 27일로 잡았다가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내달 3일로 연기해 개봉한다. 상영시간은 89분이고 상영등급은 전체관람가 작품이다. 작품을 연출한 정형민 감독은 “아들인 나만 바라보던 어머니가 여든 한 살이 되어서야 넓은 세상을, 히말라야의 오래된 사찰을 바라보셨다. 길 위에서 처음 본 어머니의 모습을 영상에 담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정 감독은 북미 원주민을 다룬 새 작품 ‘큰 까마귀의 땅’을 준비중이다. ‘카일라스 가는 길’은 지난 2018년 제3회 울주산악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된 이후 극장 상영판으로 내달 3일 전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성민기자

 

다큐 ‘카일라스 가는 길’

 
이춘숙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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