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 관계 ‘협치’ 변화 예고
문 정부 성공 마무리 ‘숙제’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대표로 국무총리 출신 5선의 이낙연 의원이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60.77%의 득표율로 김부겸(21.37%)·박주민(17.85%) 후보를 가볍게 제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안정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당심이 ‘위기 극복 리더십’을 내세운 이 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의 연고지인 호남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인 친문 표심이 이 대표에게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경우 중도 사퇴해야 한다. 6개월 10일에 불과한 임기 동안 176석의 ‘슈퍼 여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도 뒷받침해야 하는 책무를 안게 됐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전쟁 승리와 민생 지원, 포스트 코로나 준비,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 등 ‘5대 명령’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토대를 쌓겠다”고 다짐했다.
◇당정청 관계·야당 협치 과제=21대 국회 초반 민주당이 ‘입법 독주’ 지적을 받았던 만큼 야당과의 협치나 건강한 당정청 관계도 숙제다.
일단은 이 대표는 당정청 ‘원팀’ 기조를 유지하면서 당내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아우를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 대표가 유력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내년 재보선 등 정치 일정을 앞두고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당의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언제든 이 대표 전화를 최우선으로 받겠다”고 축하했고, 이에 이 대표가 “국난극복과 국정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드릴 말씀은 늘 드리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당청이 운명공동체라는 차원에서, 대립이 아닌 협력적 관계로 이끌고 가겠다는 이 대표의 구상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국난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 그 일에 여야와 진영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통합의 노력을 강화하고,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대표, ‘호남대망론’ 가능할까=이 대표의 당선으로 ‘호남대망론’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이 대표는 이제 당권을 잡아 진정한 ‘이낙연 정치’를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 여권에서는 요즘 ‘이구동성’으로 DJ 이후 20여년 만에 호남 출신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적잖다. 이 대표가 오랜 기간 차기 주자 선호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대망론은 광주·전남·전북만의 얘기가 아니다. 호남 출신 출향민들이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에 골고루 퍼져있는데 이들이 이 대표를 둘러싸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PK의 한 민주당 의원은 “PK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0∼40% 이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여당 사령탑으로 시험대에 오른 이 대표를 두고 당내에선 “앞으로 7개월 성적표에 따라 차기 대권이 그에게 다가올 수도, 멀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당장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 안팎의 따가운 비판을 극복하며 공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 대표와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경쟁 구도도 넘어야 할 산이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