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결실의 계절에 다시 품어보는 희망
[기고]결실의 계절에 다시 품어보는 희망
  • 정현순 (주부)
  • 승인 2020.09.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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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9월 22일 추분이다. 난데없는 코로나19로 올해는 나들이라도 한번 하려면 마스크를 쓰고 행선지를 돌다리 두드리는 식으로 점검하면서 다녀야 했다. 그나마 다니는 것도 조심해야 하고, 사람만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유행가 가사 ‘고장 난 벽시계’ 처럼 모든 일상이 멈춰서버린 것 같다. 장마에 무더위, 태풍이 번갈아 쳐들어오더니 고추농사도 망쳤다. 병든 고추를 다듬느라 종일 일해도 손에 잡히는 결실도 얼마 없다. 이러니 음식을 먹어도 속에서 걸려버린 듯 속이 터질 듯 한 느낌이 계속되고 갑갑하고 힘든 날들이다.

그럼에도 완연한 가을향기에 들어섰다. 들국화꽃 향기가 먼저 떠오르고 결실의 깊은 뜻을 알려준다. 각양각색의 찬란한 눈길을 끄는 국화꽃도 연상시킨다.

우리나라 사계절은 만물을 뚜렷하고 옹골차게 만든다. 24절기를 그치는 동안 성장과 고비를 넘기면서 더욱 깊은 향기로 선명한 색깔과 토실한 알맹이가 나를 감탄하게 한다. 올 여름은 비가 많이 내렸고 태풍이 서너번 지나가고 피해를 많이 남긴 곳도 많다. 들판에 벼가 쓰러져 안타까워 가슴 아팠는데 시간이 약이려니 태양빛을 받아 가을벼가 누러스름하게 익어가는 색을 낸다. 반듯하게 서 있지 않아도 소임을 다 하는 들판의 벼 익어가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처서를 지나면서 김장준비로 무는 씨앗을 넣어 흙을 덮고 배추는 묘종을 포기로 심었다. 며칠 햇볕을 받아 성큼성큼 자라는데 그 모습이 예뻐서 그냥 웃음이 나온다. 식물은 첫째가 햇볕을 받아야 한다. 높은 하늘과 설렁설렁 부는 바람도 일어주고 생글생글 웃고있는 호박꽃도 짙은 노랑색으로 뽐내며 웃음밭이 펼쳐진다.

삶의 희노애락도 자연속에 있다고 느낀다. 잘난사람, 못난사람 서로 받쳐주고 끌어주는 미덕속에서 지탱해나가는 하루하루가 인생길이겠지. 지식과 지혜가 인생의 지표가 되고 새로운 희망을 갖고 슬기로운 꿈을 이룰수 있는 노력과, 멈출 수 없는 도전과 활기가 경제를 일으키고 삶이 나아지길 바란다. 태양은 언제나 떠오른다.

 
정현순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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