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목(晋州牧) 문화사랑방
진주목(晋州牧) 문화사랑방
  • 경남일보
  • 승인 2020.10.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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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술 (경남과기대 교수)
 

 

필자가 근무하는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는 1910년 학부 고시 제9호로 공립진주실업학교로 설치인가를 받아, 10차례의 교명 변경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한제국 시기에 한강 이남 최초의 농업고등교육기관으로 개교해 일제강점기, 해방, 정부수립, 6.25, 산업화, 민주화 등의 시대적 변혁기를 거쳐 올해 개교 110주년을 맞이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성만큼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걸출한 지역 인재들을 배출했는데 형평운동의 선구자 강상호(1회), 진주 3·1운동을 주도한 장두관(8회), 조계종 종정 청담 스님(12회), 박생광 화백(12회), 서예가 정명수(16회), 개천예술제 산파 설창수 시인(21회), 소설가 이병주(27회), 천재시인 이형기(37회) 등이 있다. 진주농림은 예전의 행정구역 단위인 진주목의 중심 교육기관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것이다.

진주목은 고려시대 초부터 조선시대까지의 행정구역 명칭이다. 기존의 자료들에 따르면 진주목은 고려시대 때 전국 12목 중의 하나로 시작하여 조선시대 때도 지방행정구역인 목-부-군현 중 ‘목’의 명칭을 계속 유지하였다. 진주목의 관할 구역은 4군 26현이었다가 4군 9현으로 변경되었는데, 4군은 합천, 초계, 함양, 곤양이고 9현은 사천, 남해, 삼가, 의령, 하동, 산음, 안음, 단성, 거창이다. 고려시대에 비해 관할 영역이 조금은 축소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경상도 지역 계수관(界首官)으로서 역할을 하며 지역 발전을 주도했다고 한다. 진주목은 앞에서 언급한 진주농림의 인재를 비롯해 남명 조식 선생, 성철 스님, 작곡가 이봉조 등 훌륭한 인재들을 배출하였으며 진주성전투, 진주농민항쟁, 형평사 운동, 함양의 상림과 남계서원, 합천 해인사, 하동 쌍계사 등 소중한 역사문화자산을 가지고 있다. 역사, 문화, 예술 도시인 진주목의 전통과 개성을 되새기기 위해 지역의 여러 단체가 앞장서고 있는데 ‘사단법인 진주목 문화사랑방’의 역할이 근래에 주목받고 있다. ‘(사)진주목 문화사랑방’은 명칭 그대로 현재의 진주시뿐만 아니라 예전의 ‘진주목’ 관할구역의 각종 스토리를 연계한 문화예술활동 후원, 초청공연 및 전시, 인물 재조명 등을 통해 잊혀져가는 이 지역의 정신문화를 발굴하여 계승하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사단 명칭에 ‘문화사랑방’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진주의 의곡사와 관련이 있기도 하다. 의곡사는 승려이자 서예가로 활동하던 청남 오제봉 주지스님 시절에 해방 전후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의곡사 문화사랑방 모임에서 오제봉·설창수·박생광 선생 등은 영남예술제와 같은 향토예술 중흥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이 지역을 문화예술도시로 만드는 데 일조를 했던 것이다. 당시 설창수 선생이 중심이 되어 의곡사에 현판했다고 추정되는 ‘문화사랑방’ 나무조각판이 어느 골동품상에서 발견되면서, 그 맥을 이어가고자 단체의 명칭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6년 말에 출범한 ‘(사)진주목 문화사랑방’은 유림독립운동의 대표 곽종석의 고향인 산청 남사에 ‘파리장서 기념탑’을 건립하였다. 근래에는 코로나로 인해 진주목의 스토리를 가미한 조수미 공연에 그쳤지만 올해 3월 사단법인으로 설립인가를 받고 향후 활발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사)진주목 문화사랑방’의 이상호 이사장은 예전에 진주시의 ‘좋은세상’ 회장을 맡았던 그 열정으로 본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는 바, 행정관청·경남혁신도시공공기관과 함께 어우러진다면 과거 진주목의 문화예술도시로서의 면모를 되살리는 전망은 매우 밝다 하겠다.

윤창술 (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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