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제국’ 가야 부활을 기대하며
‘잊혀진 제국’ 가야 부활을 기대하며
  • 박준언
  • 승인 2020.10.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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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문화재청이 가야고분군 7곳을 2020년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경북 고령, 전남 남원과 함께 김해, 함안, 합천, 고성, 창녕 등 경남 5곳의 고분군도 포함됐다.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등재는 그동안 고구려·백제·신라에 가려 빛을 잃었던 가야의 역사·문화 정체성 확립은 물론 가야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가야고분군이 조성되던 1~6세기는 동아시아 각지에서 정치적 소용돌이 일어났던 시기다. 중국에서는 한(기원전 206~기원후 220년)이 멸망하고 위진남북조(기원후 220~589년)로 이어진 시기다. 일본은 전국에서 일어난 세력이 정치적 연합을 형성하면서 고훈시대(3세기 후반~6세기)를 열었다. 한반도에서는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였던 고구려, 백제, 신라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고 이때 가야도 정치적 연맹체를 형성했다.

가야는 한반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약 600년간 존속했다. 그러나 ‘강자’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후 문헌에서 조차 정확한 실체를 알 수 없을 만큼 외면 받아 왔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고유한 유산은 최고지배층 무덤인 고분군 속에 고스란히 남아 세상의 빛을 보기만을 기다려 왔다. 최근 가야인의 우수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문화재청이 지난 8일 김해 대성동고분군과 양동리고분군에서 출토된 목걸이 3점을 국가 보물로 지정했다.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 목걸이’·‘322호분 출토 목걸이’가 보물 제2081∼2083호로 각각 지정됐다.

3~4세기 덧널무덤에서 발굴된 이 목걸이들은 금관가야 세공기술의 정수(精髓)를 보여주는 장신구라는 찬사 받았다. 또 ‘철의 왕국’으로만 주로 알려졌던 가야가 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가공 능력이 매우 뛰어났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유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이 내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가야고분군’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면 유네스코 자문기구(ICOMOS)의 실사와 심사를 거쳐 2022년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잊혀진 제국’ 가야의 유물인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가야사가 우리 역사 속에 재조명되고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박준언 창원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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