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수 (진주장애인복지센터 소담마을 원장)
배추 5000포기를 심기 위해서 농기구를 이용해 밭을 일구고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심고 있는데 인근에 거주 하시는 주민 한분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시면서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씀하셨다.
“이 많은 배추를 다 어떻게 하려고?” 아마도 수고한 노력만큼 손실이 생길까? 염려하는 마음 때문이었으리라.
그분은 걱정이 많이 됐는지 배추 심는 법을 상세히 가르쳐 주시면서 조언과 함께 한참을 지켜보시다 자리를 떴다. 자꾸 뒤돌아보는 모습이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장애인 복지센터에는 도움을 주시는 분이 많다. 어떤 날은 현관문 앞에 각양각색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길게 자란 풀이 제초작업이 돼 있기도 하다. 또한 각종 의약품을 가져다 놓고, 중식봉사, 이·미용 봉사, 환경정화와 환경개선 등 정기적으로 도움을 주신다. 자원봉사자분과 경제적인 도움을 주시는 후원자분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게되는 이유이다.
복세센터 시설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 이전을 위한 활용 방안에도 많은 분들의 다양한 충고와 조언도 있었다.
모 단체장님과 자라고 있는 배추를 함께 보면서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면서 “잘 키우기만 하세요. 나눌 수 있는 방안은 우리가 마련하겠습니다” 라고 말씀 하셨다. 그 분의 눈빛에서 나의 생각과 취지를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지역사회를 위한 공감과 배려에 감사함이 느껴졌다.
코로나19의 힘든 시기에도 각계각층에서는 코로나19 방역과 소상공인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사회에서 나눔의 활동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과 역할이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도록 모두의 역량을 모으기 위한 각자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올해도 변함없이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다. 배추가 잘 자라서 지역사회의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소망한다. 서로의 역할이 다를지라도 이를 실천하시는 분들의 노고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고 모두가 따뜻하고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박철수/진주장애인복지센터 소담마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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