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섬어촌발전과' 신설 기대와 우려
경남도 '섬어촌발전과' 신설 기대와 우려
  • 이웅재
  • 승인 2020.11.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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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지난달 28일 하반기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도는 동남권 협력과 민관협업 가속화를 위해 미래전략국을 신설하고, 뉴딜추진단과 디지털정책담당관을 신설해 기후위기 대응과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싣는다고 했다. 또한 청년정책추진단을 도지사 직속으로 편제하고, 여성일자리 담당을 신설했다. 그리고 섬·산림 활용의 도민 체감형 기구를 확대한다며 섬어촌발전과와 산림휴양과를 신설했다.

이번 개편안에서 올해 초 신설했던 섬발전계를 모태로 한 섬어촌발전과를 신설해 서부청사에 배치한 점에 주목한다. 낙후를 넘어 소멸로 가고 있는 어업과 어촌, 그리고 섬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실 섬과 어촌, 그리고 어업의 실상은 암담하다는 표현 외 달리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젊은이는 떠나고, 사는 사람은 나이 들고, 60대 70대가 일하는 청년층으로 꼽힌다. 힘든 일상에 몸은 노쇠해 가는데, 오늘만 참으면 내일이 나아질 것이란 일말의 희망도 없다. 업을 접자니 마땅히 할 게 없고, 하자니 힘만 들고 남는 게 없는 어로현장이다.

지금 섬과 어촌 주민들은 경남도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살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동안 생계수단으로 삼았던 어업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암울해져 버린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정책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삶의 터전을 쾌적하게 가꾸면서도 윤택하게 해달라는 이들의 간절한 바람을 실현해줄 막중한 임무가 신설 섬어촌발전과에 주어졌다.

본지는 창간 111주년을 맞아 ‘경남의 섬’ 기획취재에 들어갔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제 어업은 끝났다”며 “고육지책으로 부부가 함께 조업에 나서는 실정인데, 이또한 얼마나 갈 지 의문” 이란다. 그러면서 “우리가 살 길은 관광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바람은 외지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을 불러들일 수 있을 만큼 생활 터를 따뜻하게 가꾸는 것이다.

공무원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데 있다. 섬어촌발전과도 이에 비켜서 있지 않다. 그동안 일해 온 섬 발전계의 행태를 볼때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다만 일말의 우려가 드는 것은 편제에 대한 아쉬움이다. 신설 섬어촌발전과를 진주 서부청사에 두고, 창원 청사에 있는 해양수산국 소속으로 한 것이다. 진주와 창원을 오가면서 보고하는 비효율이 걱정된다. 공조직은 민을 위해 일할 때 존립의 가치가 주어진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웅재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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