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잡초의 재발견
[농업이야기] 잡초의 재발견
  • 경남일보
  • 승인 2020.11.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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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처음 농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현재까지 병해충·잡초와의 전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잡초는 토양에서 작물이 흡수해야 할 영양분을 빼앗아 먹으면서 작물의 생산량과 품질 하락을 유발하고 병해충 월동과 서식처의 역할을 하며 농작업에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농업분야에서는 다양한 방법들의 연구가 현재까지 진행되어 왔으며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잡초를 제거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이렇듯 잡초는 농업 활동에 있어서 꼭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일상에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국내외 많은 연구진들이 잡초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밝혀내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 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15년 노벨의학상은 중국 전통의학연구원의 ‘투유유’ 교수와 미국 매디슨 드루대학 ‘윌리엄 캠밸’ 교수, 일본 기타자토대학의 ‘오무라 사토시’ 교수 등 3명의 연구자가 수상했다. 이 중 ‘투유유’ 교수는 국내에도 많이 자생하고 있는 ‘개똥쑥’에서 특정 성분을 뽑아내 ‘아르테미시닌’이라는 말라리아 특효약을 개발하여 1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구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쇠비름’은 돼지도 먹지 않는 맛이라는 의미에서 돼지풀이라고도 불리며 생명력이 강해 제초에도 애를 먹던 잡초였다. 하지만 최근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쇠비름의 효능, 특히 식물성 오메가-3 성분이 풍부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외에도 ‘병풀’을 이용하여 피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의학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 외에도 차세대 바이오 에너지 원료, 공기정화 및 방향식물, 토양보존, 사막화 방지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확인해 나가고 있다. 심지어 생태계 교란 식물인 ‘가시박’에서도 생장 저해 물질을 분리해 제초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도 있다.

잡초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라는 사전적 정의처럼 굳이 인위적인 자원의 투입 없이도 자라난다. 잡초를 경제활동에 방해되는 식물로만 인식하기보다는 아직 긁지 않은 복권처럼 현재까지 미개발된 식물자원으로 바라보고 활용 방안을 여러 방면으로 연구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인디언들에게는 잡초라는 말이 없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존재 이유가 없는 식물은 하나도 없고, 식용이자 약용이 되어주는 식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에는 존재 이유가 있다는 그들의 인식처럼 우리가 잡초로 부르는 식물들도 한 번쯤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도 좋지 않을까?

/이석민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사



 
이석민 경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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