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해결 방안에 대한 고민
빈부격차 해결 방안에 대한 고민
  • 경남일보
  • 승인 2020.11.29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수저, 흙수저 담론 당연하게 생각
대학평준화·사회적 기업 활성화 필요
초등학생 때 까지는 친구들과 같은 동네에 거주하기 때문에 나는 진주시의 모든 아이들이 우리 집처럼 사는 줄 알았다.

부모님의 직업은 전문직이며 30평대 아파트에 승용차 2대와 해외여행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집에 부모님이 2분 다 계시는 것은 두말할 것 없었고 결손 가정이나 한 부모 가정은 사회 수업시간에 가끔 등장하는 가정의 형태 중 일부인 것으로 여겨졌다.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세계의 전부였다. 적어도 초등학생 때 까지는 말이다.

중학생이 되고 다양한 동네에서 다양한 애들이 모였다. 각자 다 개성이 넘쳤으며 그중 한 친구의 집에 놀러 가게 되었다. 친구는 아파트가 아니라 원룸에 살고 있었다.

문을 여니 한눈에 집의 모든 구조가 들어왔다. 침대는 없었으며 옷은 바닥에 쌓여 있었다. 쓰레기통에는 라면만 가득했다. 놀란 표정을 어떻게 감추어야 할지 몰랐다. 내가 알고 있었던 일반적인 집의 모습과는 굉장히 달랐다. 알고 보니 사연이 있었다. 친구의 부모님은 아버지의 사업의 실패로 같이 살고 있지 않았다. 어머니와는 초등학교 때 헤어지고 지금까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한때 좋은 차를 타고 사립학교에 다니던 그는 이제 아버지의 스쿠터 뒷자리에 앉아 친구들의 눈을 피해 뒷문으로 들어간다.

그때 그 집 방문은 내게 크나큰 충격이었고 빈부격차를 피부로 느끼게 했다. 그 후 많은 것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왜 같은 반 안에서 누구는 100만 원이 넘는 값비싼 외국 브랜드를 입고 누구는 패딩조차 입지 못하는가, 왜 누구는 어릴 때 미국에서 몇 년간 살다 오는데 누구는 비행기를 타보지도 못했는가 등등 말이다. 이 세상이 공평하다고 배워왔고 그렇게 믿어왔던 나로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답이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빈부격차의 원인을 찾기보다는 그 해결책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꾸준히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학 서적을 접하면서 생각한 해결안들이 있다.

먼저 대학평준화이다. 많은 사람들이 빈부격차의 시작이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는지를 비롯해 어떤 대학을 가는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학벌로 인한 차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대학 입학 역시 부모의 경제능력으로 좌우된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서울시내 집값이 자녀의 학력과 비례한다는 조사 자료가 있다.

8억대 아파트에 살면 서울대에 200명 합격하고 6억대 아파트에 살면 서울대에 70명 합격한다는 황당한 얘기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도 이를 알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65%가 “개인의 성공에서 사회경제적 요인이 개인적인 노력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으며 9.5%만이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학생들 사이의 ‘금수저’, ‘흙수저’ 담론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학의 네임벨류가 직장 월급에 영향을 미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반복된다.

따라서 기존의 국립대학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고 코로나 19로 사이버 강의만 계속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 서울대를 비롯한 각 대학들의 강의를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국립대 학생에게 제공하는 ‘대학평준화’를 제시한다. 대학 서열화 문제를 해결함으로 기존 대학입시에 만연했던 부의 대물림 현상을 완화해 빈부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이다

두 번째 대안은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이다. 고2에 올라오면서 달에 한 번씩 독거노인분들께 도시락을 배달하는 봉사를 시작했다. 많은 분들을 뵐 수 있었고 간단한 대화도 나눌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재취업이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경제활동을 계속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노년의 이들을 받아주는 직업군은 한정되어 있었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들의 직업군은 농업과 어업이 60%, 경비와 청소업이 30%로 그 뒤를 이었다. 도시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게 열린 취업의 문은 저임금 장시간 고된 노동으로 한정되어 있었으며 이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 빈곤율을 줄일 수는 없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으며 발견한 것이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기업이라고 정의된다.

취업에 제약을 받는 새터민, 장애인, 노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사회적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스타트업 기업이 제대로 출발하고 성장하려면 자본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회사들이 여기서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버린다. 따라서 정부·지자체의 지원과 비영리단체의 전문적인 경영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대기업 내에 자회사형의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자원, 기술, 경영 노하우를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이로써 안정적인 이윤을 창출해 이를 다시 지역사회 복지에 투자도 기대해본다.

현대화와 산업화로 인해 소득과 재산의 차등 분배가 더욱 심화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대학평준화와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를 통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기회 보장과 노인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마련이 현실화되어 빈부의 격차가 줄어들길 기대해본다.

/신기원 학생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최창민
  • 고충처리인 : 박철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