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김병수내과원장)
진주 중앙시장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이용해온 재래시장으로 지금까지 전통시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진주 내에서 상인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종종 진주 외부의 손님들도 관광차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요즘은 대형 할인마트들이 많이 생겨 과거만큼 시장을 찾지는 않지만 나는 종종 이곳 중앙시장에서 열리는 새벽시장을 간다. 부지런한 아내의 새벽시장보기 짐꾼역할로 가는 거지만 말이다. 이곳은 여름에는 새벽 5시, 겨울에는 새벽 6시 30분부터 장이 열린다고 한다. 겨울시장이 조금 더 늦게 열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밤의 길이가 길고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 듯하다.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시장으로 나오면 이른 아침에도 사람들도 거리가 북적북적하다. 잠이 덜 깬 상태라도 그 새벽공기를 마시며 사람들과 부대끼면 어느덧 정신을 맑아지고 그때서야 하루가 시작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족의 뒤를 따라 가며 주위를 둘러보면 추운 날씨에도 패딩 한 장, 두꺼운 목장갑을 끼시고 자리에 앉아 각종 야채들을 파는 상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고 또 싱싱하다.
올해는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예전보다는 확실히 북적한 기운이 덜했다. 몇 안 되는 사람들마저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그 많던 상인들도 사뭇 예전과는 달랐다. 예전과 같은 모습을 기대한 것도 아니지만, 직접 달라진 공기를 겪어보니 서운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한 상인들은 여전히 씩씩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이끌었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여전히 사람들은 그곳에서 북적거리고 있었다. 김장 시즌이 다가와 배추를 파는 어르신들, 출출한 아침을 달래기 위해 김밥을 마는 아주머니들의 분주한 모습은 코로나의 여파와는 전혀 관계없는 듯했다. 열정이 넘치는 시장 속에서 어쩌면 예전보다 더 바쁘게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같이 힘든 환경 속에서 사람들의 활기와 사람들 간의 정을 느끼고 싶다면 이렇게 새벽시장을 한번 방문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김병수/김병수내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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