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남사회 10대 뉴스
2020 경남사회 10대 뉴스
  • 백지영
  • 승인 2020.12.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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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로나19 유행, 또 유행

코로나19는 지난 2월 20일 경남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0개월 넘게 도민들의 삶 깊숙이 파고 들었다. 한때 구매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던 마스크는 외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고 매일 여러 통의 긴급 재난 문자 수신이 일상이 됐다.

신천지 신도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1차 유행,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등 수도권 집단 감염이 중심이 된 2차 유행에 이어 지난달을 기점으로 3차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유행은 이·통장 제주 연수, 골프장 방문, 식사 모임, 단란주점 이용 등으로 확산한 굵직한 집단감염과 더불어 산발적인 소규모 n차 감염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확진자 발생으로 이어지는 전파의 중심 ‘축’이 있기 보다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선행 확진자의 가족, 지인 등 접촉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감염되는 양상이다.

 
 


2. 8월 폭우 ‘물난리’…댐 하류 피해 극심

지난 8월 초 기록적인 폭우가 도내 곳곳을 덮치며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제방이 붕괴되는 등 도내 15개 시·군에서 4346건(피해액 804억)의 수해 신고가 접수됐다. 거창에서는 산사태로 경운기를 몰던 80대 노인이 숨졌고, 밀양에서는 일대 침수를 막기 위해 배수로 정비에 나섰던 50대가 하천에 빠져 실종됐다. 피해가 극심했던 하동·산청·함양·거창 등 도내 일부 지자체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당시 남강댐·합천댐·섬진강 댐 등 수자원공사가 댐 수문을 개방하고 역대 최대 수준의 물을 방류하면서 댐 하류 지역에도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피해 주민들은 수자원공사가 사전 수위 조절에 소극적이다가 뒤늦게 물을 대거 방류하는 등 안일하게 대응해 발생한 인재라며 규탄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피해주민 대표 등과 함께 하류 지역 수해 원인 조사를 위한 상호협력 협약식을 체결하고 원인 규명 수순에 들어갔다.

 
합천창녕보 상류 제방 붕괴.


3. 도내 단체장 법정 공방…‘당선 무효될라’

도내 지자체장들이 잇달아 재판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지사는 지난달 2심에서 댓글 순위 조작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보석은 그대로 유지돼 법정 구속은 피했다. 당선무효형인 금고 이상의 선고가 나오자 김 지사는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송도근 사천시장도 2심 재판에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원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송 시장 역시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문준희 합천군수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선두 전 의령군수는 허위 학력 기재와 기부금품 제공 등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지난 3월 군수직을 잃었다.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4. 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

지난 달 교육부가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통·폐합을 승인하면서 두 대학이 합쳐진 ‘경상국립대학교’ 출범이 확정됐다. 통·폐합 시기는 내년 3월 1일이지만, 통합대학교의 신입생 모집은 2022년 입학생부터 적용된다. 두 대학의 통·폐합은 입학정원 감축 없는 동일지역 국립대학 간 자율적 통합추진의 첫 사례다. 이번 통·폐합으로 경상국립대는 입학 정원 규모가 서울대를 제외한 국가 거점대학 가운데 3위 수준으로 올라서게 됐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법원이 통합작업 추진중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한 때 통·폐합이 무산 기로에 놓이기도 했고 학생·교직원·동문 등 내부 반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관련 절차만 4년 여 진행됐다. 통합대학교는 1대학 4캠퍼스 체제로, 캠퍼스별 특성화를 통해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지난 9월 통합교명, 형태 등의 내용을 담은 세부협약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5. 교사·경찰 잇따라 ‘불법 촬영’

올해 경남에서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사와 경찰이 잇달아 불법 촬영을 저질러 공분을 샀다. 지난 6월 김해 한 고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적발됐다. 이 교사는 이전 근무지에서도 불법 촬영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달 창녕 한 중학교에서도 또다른 교사가 교직원 전용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자수했다. 두 교사는 징계 최고 수위에 해당하는 파면 처분을 받은 상태로,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단속에 앞장서야 할 경찰이 불법촬영을 저질렀다. 통영해양경찰서 소속 한 경사는 진주의 한 대학교 여자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옆 칸을 몰래 촬영했다. 이 경사는 피해자가 범행을 눈치채고 소리를 지르자 달아났지만 출동한 경찰에 당일 붙잡혔다.

6. 거제시 공무원 n번방 연루

지난 3월 거제시청에서 근무하는 20대 8급 공무원 천모(29)씨가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범죄를 저질러 국민적 공분을 산 ‘텔레그램 박사방(일명 n번방)’ 사건의 핵심 공범으로 확인되면서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천씨는 조주빈이 운영했던 성착취물 제작·유포 진원지 박사방에서 유료 회원으로 가입한 뒤 이후에는 회원 모집책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천씨는 박사방에 가담하기 전 독자적으로 미성년자 등 여성 여러 명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돼 이미 재판을 받고 있었다.

경남도는 사건이 공론화된 직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천씨를 파면 처분했다. 1심 재판부는 천씨에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N번방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7. 창녕 아동학대

지난 5월 29일 창녕에서 9세 여아가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도로를 배회하던 중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해당 아동의 눈에 멍이 들고 손가락 등이 심하게 훼손돼 있자 발견 주민은 아동 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이 아동의 친모와 계부는 자녀를 쇠사슬로 묶어 이동을 막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피부를 지져 화상을 입히고 물이 담긴 욕조에 가두는 등 지속적인 학대를 자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자녀를 을 묶어 감금하거나 손을 지지는 등 학대·유기·방임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 아동의 계부에게는 징역 6년을, 친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 부부와 검찰은 각각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지난 6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밀양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8. 진주 상평동 일가족 살인

지난 3월 12일 오전 6시께 진주시 상평동 한 빌라에서 50대 남성이 별거 중인 아내와 자녀를 흉기로 찌른 뒤 인근 지역으로 도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흉기에 찔린 아내와 중학생 아들은 현장에서 숨졌고, 고등학생 딸은 목 등을 크게 다쳐 정상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도주한 남성은 이틀만에 인근 지역 한 폐가 창고에서 체포돼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지난 9월 “범행 방법이 잔혹한 데다 가족을 살해한 범행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참작하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 남성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 남성은 양형에 무겁다며 즉각 항소하고 1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던 검찰 역시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상평동 일가족 살인 50대 가장 체포.


9. 故정호종 경장, 동굴 고립 구조 中 순직

지난 6월 통영해양경찰서 소속 고(故) 정호종 경장이 통영 홍도 앞바다 해상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거센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정 경장은 당시 가장 먼저 투입돼 구조 로프를 설치했지만 2m가 넘는 높은 파고로 탈출하지 못하고 함께 동굴에 고립됐다. 동굴에서 탈수 증세를 보이다가 고립 9시간 여만인 이튿날 새벽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정 경장은 같은날 오전 동굴 인근 수심 12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당시 임용 1년차였던 정 경장을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여수 해경교육원과 통영 연안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는 정 경장의 살신성인의 정신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흉상을 세웠다.

 
통영연안VTS에 설치된 고 정호종 경장의 흉상
정호종 경장의 영결식.


10. 지리산 헬기 불시착

지난 5월 지리산 천왕봉 인근에서 산악구조 활동을 펼치던 경남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불시착하면서 2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헬기는 심정지 환자 구조를 위해 상공 15m 부근에서 제자리 비행을 하면서 환자를 헬기로 올리다가 지면으로 갑자기 불시착했다. 그 과정에서 지상에 대기 중인 환자의 보호자가 헬기의 주 날개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구조를 기다리던 60대 심정지 환자와 보호자인 아내 등 2명이 사망했다. 구조 과정을 지켜보던 다른 등산객 1명도 허리부상을 입었다.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과 부기장, 정비사, 구조·구급대원 2명 등 5명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확한 사고경위를 밝히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리산 천왕봉 인근에 불시착한 헬기. /사진제공=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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