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소띠 해 지치지 말고 한 걸음 더
신축년 소띠 해 지치지 말고 한 걸음 더
  • 박성민
  • 승인 2021.01.0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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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步萬里 "소 걸음이 느려도 만리를 간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가 밝았다.

소는 우직함과 성실함을 상징한다. 성격 또한 온순한데다 참을성이 많다. 주인에게는 충직하면서도 여유로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우리 민족은 그런 소를 귀하게 여기고 아끼며 살아왔다. 특히 농사를 근본으로 삼았던 우리 선조들에게 소는 매우 귀한 동물이었다. 언제나 꾸준히 일하는 소의 근면성은 인간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해왔다.

소는 아이들에게도 자유와 평화, 그 자체였다. 농한기가 되면 친구들과 함께 쇠고삐를 쥐고 신록이 넘실거리는 들녘 초원으로 나갔다. 들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유유자적하는 소를 보면 여유와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그야말로 소는 우리의 삶이자, 평화요. 자유의 상징이었다.

반면 ‘소귀에 경 읽기’, ‘황소고집’ 등 소가 우직함에 더해 고집을 나타내거나 어리석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그런 이미지보다는 느긋함과 여유로움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확하다.

교육열이 절정이던 한때,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소는 부의 상징으로도 탈바꿈한다. ‘우골탑’ 소 팔아 대학엘 보낸다는 말이 있었을 만큼 자본을 상징하면서 고속성장시대 소중한 재산이 되기도 했다.

우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기억하기도 싫을 만큼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냈다.

한때 진정기미를 보였던 코로나는 다시 창궐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더욱이 영국 발, 아프리카 발 변이코로나까지 국내에 상륙했다는 소식은 사람들을 아연케한다.

실로, 우리 생애에 이렇게 어둡고 컴컴하고 암울했던 연말연시가 있었을까.

그래도 어쩌랴, 조금 더 참고, 더 견디고, 서로 격려하면서 이 어두운 길을 같이 묵묵히 헤쳐 나가야하지 않겠나.

올해는 소의 해이다. 소의 우직함을 닮아 참고 견디면 곧 멀지 않은 시절에 초록이 넘실거리는 평화의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 본다.

새해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분에서 느리지만 우직하고 부지런한 소처럼 어려움을 이겨내는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박성민기자


 
 
※그림

우촌(牛忖)최태문 작



약력

한국예총 진주지회 고문

개천예술제 제전위원장

제2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한국예총 문화대상 경남예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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