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거리두기 보완, 카페 내 취식 재개 첫날
[르포] 거리두기 보완, 카페 내 취식 재개 첫날
  • 백지영
  • 승인 2021.01.18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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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볼까, 불안한 마음…카페가 낯설다

소비심리 위축·이동마저 줄어
‘취식 가능’ 안내에도 텅빈 자리
일부 매장은 “1시간 제한 곤란”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 보완으로 18일부터 카페 내 음식 섭취가 가능해진 가운데 진주지역 카페 일부는 고객이 과거 수준을 회복했지만 대부분의 업주는 효과가 체감되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진주시 평거동 한 프랜차이즈 카페. ‘홀(매장) 이용 가능해요!’라는 안내문이 붙은 매장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출입자 명단 관리대장에는 이날 방문 기록이 한 건도 없었다. 손님이 방문하지 않아서다. 매장 내 취식 손님은 물론 배달, 포장 주문조차 전무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 카페는 한때 아르바이트생이 13명까지 있었지만 손님이 감소하고 심야 영업도 중단하면서 올해부터는 점주 홀로 근무한다.

업주 김성곤(27)씨는 “홀 영업이 재개되면 최악보다는 나아지겠지 싶지만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유동 인구도 준 만큼 큰 기대는 없다”는 체념 섞인 전망을 내놨다.

인근 또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는 2달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이 카페는 진주 이·통장 연수로 인한 집단 감염 후 유동 인구가 줄자 영업을 중단했다가 매장 내 취식 가능 시점에 맞춰 다시 문을 열었다.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전날 비대면 체온계, 식재료 등을 장만하고 매장을 정돈했지만 이날 오후 1시까지 방문한 고객은 점주의 지인 2명뿐.

업주 박서진(55)씨는 “이 시간대에는 좌석 80% 정도는 차야 하는데 당분간 일반 고객은 드물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어제 산 과일·요구르트 등 식자재 순환이 안 돼 상할 것 같아 겁이 난다”고 했다.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던 ‘일반 음식점’들도 그간 힘들었다며 이번 완화 조치를 반겼다.

일반 음식점으로 신고된 진주시 판문동 한 개인 카페 업주 최현수(29)씨는 “커피와 디저트가 주력 메뉴지만 앉아있을 수 있는 손님은 커피를 브런치 메뉴와 함께 시키거나 술을 시키는 경우로 한정돼 매출 80% 줄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도내에서 유일하게 거리두기가 2.5단계인 진주시의 경우 일부 개인 카페 종사자들이 취식 재개 여부를 두고 혼란스러워 하기도 했다.

남강댐 인근 한 개인 카페는 이날 오전이 돼서야 매장 내 취식 재개 사실을 알고 급하게 착석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이 카페 종사자들은 전날 손님 착석 등을 위한 준비를 하던 중 진주시가 ‘19일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여부는 내일 알려 주겠다’는 안내 문자를 보내자 18일까지는 종전처럼 포장 손님만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업주 황용옥(52)씨는 “시 차원에서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던 만큼, 전국이나 도 단위 카페 내 취식 재개 소식이 들려도 진주는 별개라고 생각했다”며 “시가 카페 점주 등에게 단체 문자로 오늘부터 취식이 가능하단 사실을 안내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카페 내 취식은 가능해졌지만 황 씨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 1000원대 대용량 커피를 파는 테이크아웃 전문점, 접근성 좋은 번화가 카페와는 달리 교외에 위치한 그의 카페는 특유의 인테리어와 분위기, 음악 등 일종의 문화를 즐기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공간인 만큼 시민들의 이동이 준 현 상황에서는 타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일부 카페는 모처럼 찾아온 손님으로 붐볐다.

금산면의 한 개인 카페는 점심시간 이후 하나둘 손님이 찾자 분주했다. 이 업소는 집합 제한으로 아르바이트생 없이 업주 혼자서 운영해 왔다. 업주는 “아직 영업에 제한이 있어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영업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경상대학교 인근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장 내 취식 금지 이전 수준과 비슷하게 손님으로 붐볐다.

하지만 2인 이상 이용 시 1시간 이내 제한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분위기다. 한 업주는 “오랜만에 찾은 손님에게 자리를 비워달라는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백지영기자

 
18일 오후 진주시 평거동 한 프랜차이즈 카페 창가 좌석에서 손님들이 좌석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방역당국은 그간 포장·배달만 허용해온 카페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오후 9시 이전 매장 내 취식을 허용했다.
18일 오후 진주시 평거동 한 프랜차이즈 카페 창가 좌석에서 손님들이 좌석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근 벽면에는 탁자간 거리 확보차 철수한 탁자와 의자가 쌓여있다. 방역당국은 그간 포장·배달만 허용해온 카페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오후 9시 이전 매장 내 취식을 허용했다.
18일 오후 진주시 평거동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비치된 방문자 명부에 18일 방문자가 한 명도 기록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이 이날부터 조건부 매장 내 섭취를 허용했지만, 이 카페에는 오후 1시까지 매장 내 섭취 고객은 물론 포장·배달을 위한 방문자도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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