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치기’ 청원 청와대 답변 실효성 있나
‘칼치기’ 청원 청와대 답변 실효성 있나
  • 백지영
  • 승인 2021.01.20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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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대책 대부분 현재 시행 중…피해자측 “처벌강화 제도 필요”
시내버스 앞에 갑자기 끼어든 차량으로 고3 버스 승객이 전신 마비를 당한 교통사고와 관련, 피해자 가족의 국민청원 글에 청와대가 답변을 내놓은 가운데 답변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올린 청원 글이 지난달 19일 21만 명의 동의를 받자 한 달 여 만인 19일 답변을 내놓았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청원인의 가해자의 엄중 처벌 요청 요구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사법부 고유업무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어렵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대신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교통안전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몇 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우선 칼치기(차선 급변경) 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사고 다발 지역 캠코더 촬영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 단속 강화를 약속했다. 이와 함께 공익 신고 활성화로 운전 경각심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두 가지 제시안 모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미 경찰은 교통사고 다발 지역, 교통 혼잡 지역 등에 캠코더 단속을 시행 중이다.

도내 한 경찰은 “칼치기는 어느 도로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사고”라면서 “경찰서마다 캠코더로 단속을 맡는 교통경찰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상황에서 단속을 강화한들 사고 급감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익 신고의 경우 전국적으로 과거보다 신고량이 느는 추세긴 하지만 칼치기 사고 예방만을 위한 핀셋 지원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와 함께 내놓은 버스 이용자의 안전 대책 역시 유사 사고 예방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청와대는 시내버스 관리 주체인 지자체장에게 안전설비 점검과 종사자 교육을 강화하도록 요청하고, 시내버스 바닥에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부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안전설비 점검과 종사자 교육 모두 이미 시행 중인 사항으로, 버스 회사마다 매년 한 자릿수의 교육이 진행돼 왔지만 관련 문제는 계속돼 왔다. 운전자 보수교육을 통해 승객 착석 확인 후 출발을 권고하지만 관련 처벌 조항이 없을뿐더러 현재 배차 구조상으로는 이를 준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청원 글을 올린 피해자 가족은 힘이 빠진다는 입장이다. 애초에 재판 중인 가해자 처벌 관련 답변은 없으리라 예상하는 등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처벌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아닌 단속 강화에 초점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피해자의 언니 A씨는 “최종적으로는 양형 기준을 바꾸는 게 이상적이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칼치기도 12대 중과실 교통사고에 넣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관련 답변이 없는 것을 보며 입법부 쪽에 목소리를 내야 하나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고에서 버스기사는 ‘피해자’로 분류돼 아무런 제재가 없는 상황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사고 직전 동생이 요금을 내자마자 버스가 출발했다. 기사가 승객의 착석 여부를 확인하고 출발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과연 교육만으로 기사들이 현실적으로 이를 실천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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