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취약한 공공의료 국가적 차원에서 개선해야
[기고]취약한 공공의료 국가적 차원에서 개선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1.01.2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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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경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경남지역에는 ‘○○서울병원’, ‘큰 병원’, 심지어 ‘더 큰 병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네병의원이 있다. 수도권 상급병원으로 가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위로일까? 수도권 및 대형 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에서도 의료 공공성 강화와 지역 거점병원 확충을 위한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은 초라한 수준이다. 공공의료기관은 2019년도 기준 221개소로 전체 의료기관 대비 5.5%이며 병상은 9.6%에 불과하다. 이는 OECD 평균의 1/10수준이며 특히 시도별 병상 비율의 격차로 지역 불균형이 매우 크다. 때문에 의료취약지역의 감염병 확산이 전국적 대규모 유행을 초래하는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코로나19 환자의 80%를 공공의료기관에서 치료했다고 하니 의료종사자들의 희생에 감사할 따름이다.

600여 년 전 유럽에서 발생해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류사상 최악의 바이러스 전염병인 ‘페스트(일명 흑사병)’가 단기간에 확산된 가장 큰 이유가 공적 의료의 제도적 장치 미비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로부터 오랜 역사가 지난 현재의 코로나19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공공의료에 대한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부각되고 많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특히 K방역의 저력에도 불구하고 작년 대구지역의 집단감염과 수도권 전역의 확산세에 병상 부족으로 대기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공공병원의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으로 취약계층 등의 일반의료 공백 피해도 이어졌다. 이렇게 공공 의료자원이 부족한 의료체계는 급속한 감염병 대처와 사회적 약자의 건강권보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공의료 확충을 국정과제로 선정하여 국가, 지자체, 건보공단 직영 등 다양한 방식의 지방의료원 확충계획이 있고, 최근 국회에 ‘공공의료3법’이 발의되기도 해 공공병상확보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행 민간의료 중심의 보건의료체계를 개선하고 공공의료기관의 다양한 공익적 역할의 수행이 전제돼야 성공적인 제도개선을 이룰 수 있다.

첫째는 과잉·과소진료가 아닌 환자에게 적합한 표준진료를 제공하고 표준 진료 정보를 활용한 적정수가 산출되어야 한다. 둘째는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을 설립하여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고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셋째는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예방·보건교육 등 건강관리 서비스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넷째는 공공의료기관에서 감염병 및 재난대비 정책을 추진하여 국가적 재난과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집행 수단 및 테스트 베드로 미래지향적 건강보험정책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과 의료기기와 의약품 관련 산업 활성화 지원 등이 필요하다.

최근 1년 동안 대다수 국민들은 일생에 한번 경험해보지 못할 힘든 노정에 봉착해 있다. “博古知今(박고지금)”, 널리 옛일을 알면 오늘날의 일도 알게 된다는 사자성어를 어느 때 보다 지금 새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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