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업형 유니콘 기업 탄생을 기대하며
[기고]농업형 유니콘 기업 탄생을 기대하며
  • 경남일보
  • 승인 2021.01.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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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유니콘 기업(Unicorn)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2013년 벤처 투자자인 에일린 리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유니콘 기업에는 미국의 우버,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깃허브, 몽고DB, 슬랙, 에버노트, 중국의 샤오미, 디디추싱, DJI, 한국의 쿠팡, L&P코스메틱, 크래프톤(前블루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위메프, 지피클럽, 무신사, 에이프로젠, 쏘카 등 우리가 익히 들어본 기업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업형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성장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농업형 스타트업계는 아쉽게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성장에 기초가 되는 핵심 농기술과 스마트팜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도 해외 의존도 여전히 높다. 이런 구조로는 글로벌 농산업 분야의 선점이 쉽지 않다. 글로벌 농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유니콘 기업 수준의 청년창업농들의 도전과 유입이 필수다.

때를 맞춰 청년 일자리 문제가 연일 화두다. ‘그냥 쉬는’ 20~30대 청년이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는 가운데 문제 해결의 핵심인 창업으로 해법을 찾은 젊은 농업인들을 다행히 최근에는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설립한 농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 아니 정착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정착을 위해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을 체득해야 하고 지역사회에도 잘 적응해야 한다.

우리나라 농업인 중 40세이하 청년농 비중은 여전히 전체 농가주의 1%대에 불과하다. 우리 농업에 미래를 담당할 젊은 세대가 늘어야 농촌에 스타트업을 넘어 멀리 유니콘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긴다.

스타트업은 현재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내는 조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농촌지역에 성공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스타트업 조직 ‘청년농부’ 또는 ‘청년창업농’이 많이 유입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조성은 기성세대들의 몫이다.

스타트업도 경쟁이 치열하니 당연히 많은 실패가 뒤따르고 있다. 따라서 많은 경영컨설턴트들은 실패를 겪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과 스타트업 생태환경 조성, 제도적 지원 등을 강조한다. 그런데 농업에 도전하다 실패를 맛보게 되는 이들은 재도전하기보다 역귀농을 선택할 만큼 우리 농촌 현실은 가혹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약 7만 명의 농업인구가 줄었다고 한다. 또 농촌 경영주들의 평균 연령은 68.2세로 초고령화 사회에 한참 전 진입했다. 우리 밥상을 책임질 청년농부를 비롯한 귀농인의 농촌사회 정착을 넘어 일자리 창출의 유니콘 영농기업의 탄생이 절실한 상황이다.

스타트업 기업이 유니콘이 될 확률은 불과 1% 내외이며 유니콘이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5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유니콘을 키워내는 능력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1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어 독일과 함께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촌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자신만의 농사법을 찾고 정착농들의 노하우와 경영컨설턴트들의 조언,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농업형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리라 필자는 확신한다. 농업에서 새로운 길을 찾길 원하는 젊은이들이 ‘농업 스타트업’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길 신축년 새해 기대해 본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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