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은 본이름인가
고조선은 본이름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21.02.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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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태어나 스스로 이름을 밝히지 아니하니 이름을 지어 주어야 한다. 부르기 좋고 의미가 충만하도록 자료를 검토하여 신중하게 작명하게 된다. 하물며 국명은 역사가 되어 겨레와 영원하기에 국호를 제정하는 일은 중대하다.

최초의 우리나라는 기원전 2333년 단군 왕검이 세운 고조선(古朝鮮)이라고 초등학교 시절 배운다. 서기년도에 2333년을 더하면 우리의 유구한 역사가 되는 것이다. 과연 단군 왕검은 나라 이름을 고조선이라고 하였단 말인가?

나라 이름을 예전이라는 뜻의 옛 古를 사용하여 古朝鮮이라고 불린다. 오래 된다는 古가 있으니 새롭게 고친다는 新을 사용하여 新朝鮮이 있어야 한다는 의문도 갖지 못하고 세월을 보냈다. 이제는 “고조선은 본이름인가요?”라는 손자의 예상 질문에 명쾌한 정답을 정리해야겠는데….

사마천은 기원전 91년에 오제로부터 당대까지 3000년의 통사를 기전체로 정리하여 중국 최고 역사서로서 손색이 없는 史記를 남겼다. 史記에 우리의 역사에 관한 기록이 있다.

기원전 109년 한무제는 조선 정벌에 나서 이듬해 조선이 항복해 이 지역에 4군을 설치하였다(사기. 사마천 지음, 김영수 옮김, 2013.영신). 기원전 108년 전한(前漢)이 조선을 정복하였다는 史記를 통하여 우리의 최초 나라를 조선으로 알려진다.

이성계가 세운 나라를 조선이라 불린다. 조선왕조실록 태조 1년(1392). 11월 29일. 예문관 학사 한상질을 중국 남경에 보내어 조선과 화령으로써 국호를 고치기를 청하게 하였다. 이듬해 2월 15일. 한상질이 와서 예부의 공식문서를 전하니, “동이(東夷)의 국호에 조선의 칭호가 아름답고, 전래한 지가 오래 되었으니, 그 명칭을 근본하여 본받을 것이며, 하늘을 본받아 백성을 다스려서 후사를 영구히 번성하게 하라.” 주원장은 ‘조선을 오래 전에 전래된 이름’이라고 한 것은 史記에 조선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이리라.

이성계가 고려를 멸하고 시급한 과제는 명나라로부터 국호를 받아내는 일이다.철저하게 삼국사기, 삼국유사 및 사기 등의 검토를 거쳐 조선으로 낙점되어도 중복되지 않고 무난하다는 확신을 가졌을 것이다.

고조선이란 명칭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고려 충렬왕 7년(1281)에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이다. 고조선조는 삼국유사의 첫머리이자 단군 관계 사료로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위만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단군 왕검이 세운 단군조선을 고조선이라 한 것이다. 제왕운기에서는 단군조선을 전조선, 기자조선을 후조선이라 하였다.

일연은 삼국유사를 집필하면서 112년 뒤에 이성계가 건국할 조선을 알고 고조선이라 했을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일연은 단군조선에 한하여 고조선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국명을 연결하면 민족의 역사가 된다. 우리의 최초 나라로서 조선이 본이름이며 고조선은 단군조선을 위만조선과 구분을 위한 후명으로 알려진다.

오늘날 이성계의 조선과 변별하기 위하여 단군의 조선을 고조선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는 단국조선에 기자·위만조선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되는데 누가 언제 어떤 기록에 근거하는 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헝클어진 초기 역사를 정리하여 널리 알려야겠다! 이는 국격을 높이는 일이며 후세를 떳떳하게 대하게 되는 것이다. 바른 이름은 정직(正直)이고 정법(正法)이다.
 
안명영(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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