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올 ‘설 쇠느냐 마느냐'
[천왕봉]올 ‘설 쇠느냐 마느냐'
  • 경남일보
  • 승인 2021.02.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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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모레가 ‘설날’이다. 조상들은 삼국시대부터 ‘설날’을 맞아 여러 행사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일제가 우리 ‘설’을 ‘구정(舊正:옛날 설)’이라 깎아내리면서 일본 설인 ‘신정(新正:양력 1월 1일)’을 쇠라고 강요했다. 그때부터 ‘신정’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구정’이란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고종 황제 승하 후 순종이 즉위하고, ‘을사오적’ 이완용이 1907년에 ‘설’ 폐지를 진언, 결국 사라지게 됐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일제가 ‘설날’을 ‘구정’이라면서 ‘이중과세’라는 덜미를 씌워 탄압했다. ‘구정’이라 부른 이유는 ‘음력설날’을 타파해야 될 구습의 이미지로 인식하기 위해서다.

▶89년 정부는 ‘음력설’을 ‘설’이라 명명, 3일간의 휴무 대신 ‘양력설’은 하루의 휴무를 정했다. 밥상물가가 너무 올라 부담도 크다. 귀성·여행자제로 고속도·국도가 차로 메워지는 민족대이동이 크게 줄어들 것 같지만 유명관광지는 만원으로 재확산도 우려된다. 만나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대신, 카카오톡·메시지 인사가 많아질 것 같다.

▶올 ‘설’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마음은 무겁고 지갑은 얇다. 코로나19가 힘든 것은 맞지만 진짜 국민을 더 우울하게 하는 것은 ‘딴 세상’에 사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다. 정부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정책으로 차례 지내기를 포기한 가정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인사다. 올 ‘설’을 “쇠느냐 마느냐”가 안부의 관건이다.
 
이수기·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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