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박물관
함안박물관
  • 경남일보
  • 승인 2021.03.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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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 (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기만 뭐로 채워야 할까! 어제가 모여 오늘이 되니 어제를 들여다보며 지혜를 얻는 것이 현명하겠구나. 오늘은 설레는 마음으로 박물관을 찾는다.

기와로 단장한 톨게이트의 처마 밑에 ‘아라가야 고도 함안’이라는 현판을 지나 가야읍으로 길을 잡았다. 함안 중앙도로를 접어들어 여항산을 향하여 이동하면 우측 능선에 고분들이 나열되었다. 말이산 고분군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커다란 무덤을 얹은 능선이 들판으로 내려오고 이웃하는 능선 사이에 함안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중앙에 붉은 벽돌로 쌓은 탑이 시선을 고정시킨다. 어찌 이곳에 첨성대가 있지!

눈을 비비고 살피니 차이가 난다. 첨성대와 달리 탑은 작은 흙벽돌을 촘촘히 쌓아 매끈하다. 첨성대는 머리 부분에 사각 석주를 井형으로 포개고 탑은 사발을 얹은 모양이며 첨성대는 사각형의 창을 내었고 탑은 세운 계란의 위쪽에 삼각뿔을 합성한 불꽃 모양이다.

탑의 촛불 모양 창은 무슨 용도일까? 아라가야는 토기를 많이 생산했다. 점토로 그릇을 빗어 가마에 넣고 1000℃ 이상의 열이 모든 부위에 골고루 공급되어야 된다. 속 깊은 그릇은 안쪽과 밖에 공급되는 열량이 달라 변형되므로 내부로 열 이동을 위하여 창을 내게 된다. 이는 환기나 경치를 조망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안쪽 깊숙이 열의 이동이 원활하도록 창살 없는 투창(透窓)을 만든 것이다.

탑 바로 앞에 안내판이 있는데 접시를 고정 받침대가 받치고 있다. 받침대는 굽과 굽다리로 되었다. 굽은 짐승의 발끝에 있는 단단한 발톱처럼 두툼하고 넓은 원형으로 안정성이 있고, 불꽃 투창을 낸 굽다리는 손으로 쥐고 이동이 쉽게 가늘다. 여러 특징을 고려하여 ‘불꽃굽다리 접시’로 이름 하였다. 사각형의 투창은 많지만 불꽃형 투창은 희귀하고 여러 의미가 함축되어 아라가야를 상징한다.

굽다리 안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걸으면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박물관 왼쪽 처마 밑에 3m 넘는 광개토대욍비가 있다. 414년 장수왕이 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높이 6.39m 비석에 1775자를 새겼다. 어째서 만주 집안성에 있는 비를 축소하여 이곳에 옮겨 놓았을까?

그것은 2면의 3곳에서 安羅人戍兵(안라인수병)이라는 비문 때문이다. 영락 10년(400) ‘경자년, 광개토대왕이 보병과 기병 5만을 보내 신라를 구원하게 했다. 경주에 이르니, 그곳에 왜군이 가득하였다. 관군이 도착하자마자 왜적이 퇴각하여 그 뒤를 지체 없이 쫓아 임나가라의 종발성에 이르니 성이 곧 항복하였다. 安羅人戍兵을 배치하여 지키게 하였다.’

안라인수병을 안라국 사람으로 구성된 수비병으로 본다면 아라가야와 관련된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다. 비석 2면 하단에 安羅人戍兵을 발견하고 만지며 희열을 느꼈다.

학예사 조영한은 함안을 본향으로 아라가야(안라국)에 자부심이 높고 아라홍련의 보급에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성산산성 발굴조사 중에 진흙에 묻혀 700년을 휴면하던 10알의 연씨를 수습하여 14개월 동안 지극 정성으로 2010년 7월 7일 아라홍련 꽃을 피우게 되었다.

아라홍련의 대면을 봄날로 미루고, 무덤 사이 꼬불꼬불길을 발밑을 보고 걸어 아라공원 표지석 지나 잠시 후 고개를 들자 가야읍사무소이다. 어제를 넘어 오늘에 당도한 것이다.
 
안명영(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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