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
  • 이웅재
  • 승인 2021.03.04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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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 공공병원 입지가 진주 정촌면 옛 예하초등학교 일원으로 결정됐다. 도는 설립 운영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8월까지 완료하고, 지방의료원 설립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9월말까지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하고, 기획재정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마친 후 2022년 상반기에 사업을 확정 짓는다. 이르면 지방재정투자심사와 설계공모 등을 거쳐 2023년 착공될 전망이다.

진주의료원이 폐지된 후 8년 만에 다시 문을 열게 된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두고 많은 말들이 나돌고 있다. 당장은 하동군이 입지 선정을 두고 공정성 시비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왜 공공병원을 개원해야 하는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한다. 8년 전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의료원을 문 닫을 때 당위성 논란이 있었지만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불친절한 임직원 태도 등의 지적에 대해서는 많은 도민들이 수긍했다.

이제 다시 개원하는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도민에게 제시함이 마땅하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개원하게 될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수백명에 달하는 의료진과 임직원 등의 운영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예전 사회 일각에서 나온 ‘놀고먹는 신의 직장’이란 비아냥을 불식시켜야 재개원의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이 전해오고 있다. 뒤에 어찌 되든지 생각하지 않고 당장 좋으면 그만인 것처럼 무턱대고 행동함을 비꼴 때 종종 인용해 쓴다. 거악(巨惡)은 선의(善意)의 탈을 쓰고 온다는 말처럼 외상에 무상의 포장을 씌우니 어지간해선 당해내지 못한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추진에는 코로나19 상황이 기여한 바 적지 않다. 이제는 본연의 임무인 공공의료복지 서비스 충족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공병원이란 껍데기는 외상 소에 불과하다. 공공병원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투입될 예산이 외상 소 값이 되어선 안 된다. 고객이 찾을 수 있는 공공병원, 고객이 만족하는 공공병원이라야 국민들이 흔쾌히 호주머니를 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웅재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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