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 디카시집 ‘고단한 잠’ 출간
김남호 디카시집 ‘고단한 잠’ 출간
  • 박성민
  • 승인 2021.03.25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년 계간 ‘현대시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2005년 계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김남호 시인이 디카시집을 펴냈다.

해체시를 지향하는 첫시집 ‘링 위의 돼지’에서부터 현대시의 난해성을 옹호하는 평론집 ‘불통으로 소통하기’에 이르기까지 분명하지만 낮은 목소리로 자신의 시와 생각을 조곤조곤 밝혀온 시인이 이번에는 디카시를 통해 그의 감성과 사유를 펼쳐 보인다.

시인은 자신의 평론 ‘디카시,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서 디지털문명의 부산물로서의 디카시가 아니라 서정시의 대안으로서의 디카시에 주목하며, 사진과 시가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사진이 지워지면 시가 불구가 되고 마는 상황’이 디카시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리고 디카시만의 문학적 감동을 창출하는 일이야말로 ‘디카시의 과제가 아니라 과업’이라고 주장한다.

시집은 디카시에 대한 시인의 이런 주장과 열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디카시만의 상상력과 형식으로 일상에 편재한 시적 의미를 읽어내고, 현대인의 욕망과 소외를 엿보는가 하면, 식어가는 공동체 의식을 데우기 위해 연대와 참여라는 고전적 가치를 환기한다. 뿐만 아니라 디카시의 어법으로 자신의 시론과 비평관을 드러내기도 하고, 실존의 우울과 허무를 토로하기도 한다.

이번 김남호 디카시집의 성취와 의의는 복효근 시인의 평가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복효근 시인은 “사진이 어떻게 시의 질료가 되는지 언어가 어떻게 사진을 시로 재탄생하게 하는지 김남호 시인은 이번 시집으로 보여준다”며, 이번 시집은 한국의 디카시를 이전과 이후로 나눌 만큼 ‘디카시의 역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이어서 “하나의 기록으로 남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김남호 시인의 이번 디카시집은 충분히 문제적이다. 우리 시의 외연을 더욱 풍요롭고 다채롭게 한다는 점에서도, 디카시의 저변을 더욱 넓히고 다진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박성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