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접종 잘 진행될지 체험하러 나왔어요”
“4월 접종 잘 진행될지 체험하러 나왔어요”
  • 백지영
  • 승인 2021.03.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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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화이자 접종 모의훈련 현장

쇼크시 병원 이송 훈련까지 ‘착착’
일부 가상 접종자, 이동 불편 호소
도 평가단, 고령자 특성 반영 주문
“동네 노인 대다수는 4월 코로나 백신 접종에 동의했지만 아직 일부는 불안해합니다. 오늘 가상 접종을 직접 체험해 믿을 만 한지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줄 예정입니다.” (윤준부·79·평거동)

25일 오전 9시 30분 진주시 초전동 진주종합실내체육관 입구. 일반 시민부터 방역당국 관계자, 경찰·소방·군인 등 100여 명이 운집했다. 4월 1일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 화이자 백신 접종을 앞두고 진행된 진주지역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모의훈련에 참여·참관하거나 평가하기 위해서다.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은 초저온 운송·보관이 필요해 초저온냉동고 등이 구비된 시·군별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진행된다.

이날 가상 접종자로는 조규일 진주시장과 진주시의회 의원, 읍·면·동 주민, 일부 공무원 등 30명이 나섰다. 일주일 후면 접종 대상자가 되는 75세 어르신 5명도 포함됐다.

지팡이를 짚고 현장을 찾은 진봉현(83·대평면)씨는 “면사무소가 모의훈련 의사를 묻길래 참석하겠다고 했다”며 “다음달 접종할 예정인 만큼 잘 진행되는지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의훈련자들은 행정요원 안내에 따라 실제 상황처럼 각 절차를 밟았다. △발열 확인 후 입장 △예약한 접종대상자 여부 확인 △예진표 작성 △의사 예진 △예방 접종 △전산 등록 후 접종확인서 발급 △이상 반응 관찰 등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가상 접종은 실제 어깨 부위를 노출하고 뚜껑을 제거하지 않은 주사기를 가져다 댄 후 해당 부위에 밴드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부 가상 접종자는 주사기를 가져다 대는 시늉만 할 것이라 짐작하고 느긋이 있다가, 실제로 어깨를 드러내야 한다는 안내에 황급히 단추를 풀기도 했다.

사전에 해당 역할을 맡기로 한 60대 시민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쓰러지는 모습을 연출하자 119 구급대원이 가상 응급 처치 후 출구에서 대기 중이던 구급차로 옮겼다.

경남도와 감염병 관리단은 모의 훈련 전 과정을 평가하며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점검했다.

평가에 나선 하병필 도 행정부지사는 “바닥이 전반적으로 미끄러운 경향이 있다”면서 “비가 오는 날을 대비해 관련 대비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가상 접종자들도 “접종 후 수칙을 담은 안내문 글씨가 작다”, “예진표 작성 단계에서 투명 가림막 때문인지 목소리가 작게 들리니 핀 마이크 착용을 검토해 달라” 등 고령자 특성을 고려한 의견을 냈다.

접종센터가 마련된 초전동에서 먼 곳에 거주하는 가상 접종자들 사이에서는 이동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이날 가상 접종에 나선 75세 이상 어르신 대다수는 운전면허가 없는 상태로, 거주지 행정복지센터 직원 인솔하에 이곳으로 이동했다. 지난 24일 홍정익 중앙방역대책본부 예방접종기획팀장이 “지방자치단체에서 별도의 교통수단이 없는 대상자들을 직접 접종센터까지 모셔다드리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이현동 주민 A(76)씨는 “다음 달 접종 때 어떻게 여기로 올지 걱정이다. 택시는 불안하고, 시내버스를 타자니 평소 오지 않던 동네라 어떤 걸 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혼자서 접종받으려니 외롭고 불안하다”며 “동네별로 접종자 2~3명을 짝짓고 여기까지 태워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25일 오전 진주시 초전동 진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모의훈련에서 한 80대 시민이 가상 접종 후 어깨에 밴드를 붙이고 있다.
25일 오전 진주시 초전동 진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모의훈련에서 사전에 이상 반응자 역할을 맡기로 한 60대 시민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쓰러지는 모습을 연출하자 119구급대원이 출구에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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