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 경남일보
  • 승인 2021.03.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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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어느 지인이 퇴직 기념으로 금송나무를 한 그루 준다고 하여, 나무를 심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하였다. 그 나무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사전 답사를 하였다. 지리산 내대라 집에서 꽤 멀다. 지리산은 겨울옷을 벗고 봄단장을 하고 있고, 시냇물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존재를 알리고 있다.

도착해 보니 금송은 키가 2m 정도라 1t 트럭에 실릴 것 같다. 트럭을 가진, 나무 이식을 잘하는 분이 필요하다. 요즘같이 바쁜철에는 사람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 날 저녁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별장 주인과 같이 금송을 모시러 갔다. 우리 집에 있는 눈향나무 중 수형이 괜찮은 나무를 한그루 싣고 그곳에 식목을 해주었다. 금송은 3대 정원수로 잘 알려져 있다. 마디에 15, 40개의 잎이 돌려나서 마치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으로 안정된 형태라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 같다. 이 나무를 잘 심고 키워 우리 집 대표 정원수로 만들 생각을 하니 입가에 가득 번지는 미소와 함께 올해 식목 행사를 성대히 마쳤다.

교육도 그런 준비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치원부터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오는데, 지역에는 학부모님들이 꼭 보내고 싶은 대학이 없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KTX가 김천에서 진주를 거쳐 거제로 완성이 되면, 서울로의 빨대 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다.

최근에 입시에서 사립대학뿐만 아니라 국립대학들도 충원율이 90% 전후라 100명의 모집정원이면 10명을 못 채웠다는 것이다. 우려한 바가 현실로 나타났다. 아마도 4월 달 정도 되면 유지되는 충원율은 85% 정도가 될 것이다. 좀 더 나은 대학을 가기 위해 일부는 재수를 준비할 것이고, 일부는 편입 준비를 할 것이다. 2023년이 되면 충원율 70% 대학들이 1/3 이상이라고 하니, 그에 따른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학들은 예산이 부족하여 교육시설과 학생들에게 장학금 충당을 하기 어려워지고, 지난 10년 동안 동결된 교직원들의 봉급은 계속 동결되어 유능한 교수 충원은 힘들어 진다.

작금의 우리 주변도 매우 어려운 시점이다. 우리 주위에 있는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KAI를 지키고 가꾸어야 한다.

2009년에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이 되고 노조도 하나로 통합되면서 순항하리라 하였는데 일부 직원들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것 같다. KAI는 코로나 때문에 1차 밴드들이 문을 닫는 등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이때가 자구노력을 할 때이다. 철저한 내부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 2월 26일 퇴임사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대학 간의 통합은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는 대학내 통합을 위한 새로운 혁신이 필요합니다. ‘설문해자’에 이르기를 ‘혁신’(革新)이란 짐승가죽에서 털을 뽑아 새로운 가죽을 만드는 것이라 했습니다. 털이 뽑히는 아픔 없이 어떻게 혁신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경상국립대학도 4313명의 신입생을 뽑는 큰 대학이 되어 유명한 국내대학들과 경쟁이 가능해 졌다. 이젠 내부혁신이 필요할 때이다. 철저한 학과의 발전계획을 세워 4차산업과 앞으로 다가올 5차산업에 대비해야만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나무 한그루를 심는 것은 향후 100년을 내다보고 심는 것이다. 교육도 100년 대계라는 말이 있다. 오늘도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교육을 생각한다.

 
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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