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속도 5030, 목표는 보행자 안전이다
[기고]안전속도 5030, 목표는 보행자 안전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1.04.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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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4월 17일부터 ‘안전속도 5030’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시작된다. 이는 도심부(주거·상업·공업지역)제한속도를 기본50㎞/h로, 주택가 등 보행 위주도로 제한속도를 30㎞/h로 조정하는 교통 정책이다. 도입 배경은 도심부에서 집중되는 교통사고를 감소시켜 보행자 교통안전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월등히 높다. 인구10만 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보행자 사망자 수는 OECD 회원국 평균이 1.1명인데 반해 3.5명으로 거의 꼴찌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82%와 보행사고 92%가 도심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누구나 과속하면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쯤은 상식으로 안다. 건데 10㎞/h를 줄인다고 과연 교통사고가 줄어들까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과 관계기관이 실험을 통해 보행자와 차량이 충돌하면 사망가능성이 30%나 감소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더불어 차량 속도에 따른 제동거리 변화에서도 차량제동거리가 25%나 줄어든다는 결과치도 냈다. 실험에서 50㎞에서는 제동거리가 27m로 차량정지가 가능했다. 하지만 속도를 올린 60㎞에서는 36m로, 80㎞일 때는 58m로 길어지면서 보행자를 충격했다.

정리하자면 안전속도만 유지해도 보행자가 보호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러한 통계를 토대로 정책을 시행했다. 그렇다면 가장 관심분야인 50㎞/h를 주행하면 정체가 증가할 것 이라는 대다수 여론에 대해 답은 아니다(NO)였다. 전국13개 주요도시에서 실시한 주행 실험에서 도심부 구간(평균 13㎞) 주행 시 시속60㎞와 50㎞인 차량 간의 통행시간 차이는 2분차(42분→44분)에 불과했다. 결국 교차로 신호등이 반복되는 도심부에서 주행속도를 줄이더라도 통행시간 차이는 미미했다. 그 대신 보행자 안전은 그만큼 향상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안전속도 5030’은 세계적인 추세다. 이미 47개 국가에서 시행중이며 12~24%의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은 40㎞/h까지 내림을 추진 중이고, OECD는 50㎞/h로 하향을 권고하고 있다. 이 정책의 핵심은 도심부 제한속도를 내려 보행자를 보호하자는데 있다.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안전 시설물 설치는 거의 마무리 됐다.

빠른 정착을 위해 경찰청을 중심으로 대국민 참여를 알리고 있다. 이제 전 국토 어디를 가더라도 ‘안전속도 5030’ 아닌 곳이 없다. 성공 여부는 실천에 달렸다. 보행자 아닌 운전자는 없다. 차에서 내리면 나도 보행자다.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이고 안전이 보장된다. 주차간산(走車看山, 과속하면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말을 타고 달린다는 주마간산(走馬看山)을 인용)하면 사람을 보지 못한다. 도로의 주인은 사람이고 사람이 먼저다. 속도는 내리고 안전은 올리는 ‘5030’이 교통선진국으로 직행하는 계기가 돼야한다.

김득수 (의령경찰서 교통관리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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