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꽃을 사세요
[기고]꽃을 사세요
  • 경남일보
  • 승인 2021.04.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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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진주사무소장)
실존하는 현실 속에서 꽃 이상의 아름다운 단어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꽃으로 축하하고 슬픔을 함께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앞에선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여느 해 같으면 가족과 친구들의 축복 속에 품 안 가득 꽃다발을 안고 시끌벅적하게 치러져야 할 졸업과 입학식이 비대면으로 간소하게 진행되어 최대 특수 시즌을 건너뛰었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각종 모임과 행사가 줄줄이 취소된 데다 결혼식·장례식까지 조촐하게 치러져 꽃 소비는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애써 키운 꽃들을 사람 손에 가기 전에 갈아엎거나 아예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화훼 농가다. 정부·지자체와 교육계 등 각종 단체에서 화훼 농가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꽃 소비 촉진 캠페인과 꽃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와중에 일부 꽃 취급 업체에서 생화를 재사용하여 정상적인 새 꽃 화환으로 둔갑하는 행위가 자행되는 등 꽃 소비 부진을 부채질하는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값싼 수입산 꽃을 국내산으로 거짓표시 하거나, 재사용 화환이 새 꽃으로 만든 정상적인 화환으로 둔갑하는 일이 없도록 5월까지 꽃 판매·제작업체에 대한 단속과 장례식장·예식장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화훼류 일제 단속을 벌이고 있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이 시작되고 5월이면 감사의 계절로 그 어느 때보다 꽃 소비가 많을 시기다. 일각에선 단속을 피하려 생화 대신 조화, 쌀화환 등을 권장하는 행태가 있으나 이는 건전한 꽃 문화 정착과 소비촉진이라는 상생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화훼 농가들을 두 번 울리는 격으로 또 다른 축하 문화로 정착되어선 안 된다.

오늘 퇴근할 때 장미 한 다발, 카네이션 한 묶음으로 가족 사랑을 실천하면 어떨까?

박성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진주사무소장)
 
박성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진주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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